문체부, 외국 용어 스물세 개 우리말로 다듬어
스마트 톨링 '자동 요금 징수', 퀵서비스 '빠른 배달'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우리 사회에 유입된 외국 용어 스물세 개를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22일 전했다. 전문가 논의와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도출한 결과다. 국어순화 분과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해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국어원은 기업이나 조직의 가치를 높이려고 다양한 측면에 노력하는 것을 뜻하는 밸류업(valueup)을 '가치 향상',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인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를 '핵심 공장', 영상 인식과 무선 통신 기술을 이용해 고속 도로나 유료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차량의 통행료를 자동으로 징수하는 시스템인 스마트 톨링(smart tolling)을 '자동 요금 징수'로 바꿔서 말하자고 제안했다.
더불어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고 유혹을 목적으로 행동하는 플러팅(flirting)을 '호감 표시', 유형에 따라 소비자 기호가 바로바로 반영돼 빨리 바뀌는 패션인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빠른 소비 패션', 판매자에게서 위탁받은 물류 전문 업체가 보관·포장·배송·반품 등 전 과정을 대행하는 시스템인 풀필먼트(fulfilment)를 '물류 종합 대행'으로 대체하자고 권장했다.
이 밖에도 핀플루언서(finfluencer)는 '금융 여론 형성자',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는 '첨단 자동 공장',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는 '첨단 정보형 사무실', 멀티모달(multimodal)은 '다중 양식', 서브컬처(subculture)는 '비주류 문화', 레터 피싱(letterphishing)은 '우편물 빙자 사기',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은 '친환경 추가비', 온 디바이스 에이아이(On-device AI)는 '단말형 인공지능', 퀵서비스(quick service)는 '빠른 배달', 퀵 커머스(quickcommerce)는 '빠른 배달 거래',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은 '우유발 물가 상승' 또는 '유제품 줄인상', 번들플레이션(bundleflation)은 '묶음 눈속임'으로 각각 대체어를 정했다.
국민 수용도 조사에서 가장 환영받은 말은 '가치 향상'이었다. 응답자의 89.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동 요금 징수'와 '물류 종합 대행', '첨단 미용 기술(뷰티 테크)' 등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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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원은 국민 수용도 조사에서 언론과 정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외국어에 관한 생각도 함께 파악했다. 응답자의 57.0%는 낯설어서 내용 파악에 방해가 된다고 답했다.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힌 국민도 55.4%로, 절반을 넘었다. 국어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며 "외국 용어가 우리 언어생활에 정착되기 전에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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