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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채팅…고독한 아이였던 男, 사람을 살린다[청년고립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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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온라인 익명 상담 플랫폼 설립자
오오조라 코우키 아나타노이바쇼 이사장 인터뷰
사회적 고립으로 고독한 청소년기 보내
"이용자 70%가 10~30대"

"한국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임 등 온라인에서만 관계 맺는 사람들을 보고 ‘중독’이라고 비판합니다. 그 전에 이 사람들이 닿을 수 있는 어떤 사회적 연결망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오오조라 코우키 일본 아나타노이바쇼(あなたのいばしょ) 이사장은 20일 아시아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일본어로 '당신이 머물 곳'을 뜻하는 아나타노이바쇼는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온라인 익명 상담 플랫폼이다. 전화를 걸거나 직접 상담사를 찾아가 대면할 필요 없이 고독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채팅을 보내고 상담사에게 외로움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 채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연령과 직업 유무, 평상시 얼마나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지 입력하는 척도 평가가 필요하다.


플랫폼 설립자인 오오조라 이사장은 본인이 청년 고립과 고독을 모두 겪은 당사자라고 소개했다. 한부모 가정으로 초등학생 시절에는 아버지의 폭력을 감당해야 했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어머니와 살게 됐지만 이때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고 5교시가 다 돼서 등교했다. 당시 그 누구에게도 이를 터놓고 말하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의 애정과 관심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을 살려 대학 재학 중인 2020년 3월 아나타노이바쇼를 설립했다.


현재 아나타노이바쇼는 일본 정부를 비롯해 행정기관, 학교, 기업 등 다양한 곳과 협업 중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오오조라 이사장은 내각관방 산하 고독·고립대책담당실 기획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해 여러 정책 제안에도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강연에도 나서는 그는 "히키코모리나 고독사 등 심화한 형태로의 전개는 10~20대 젊은 연령대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맞춘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채팅…고독한 아이였던 男, 사람을 살린다[청년고립24시] 오오조라 코우키 아나타노 이바쇼 이사장.(사진출처=아나타노 이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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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타노이바쇼 서비스 개시 이후 성과는 어떤가

▲2020년 서비스 개시 이후 4년 만에 100만건이 넘는 상담이 접수됐다. 상담원 등 인력의 경우에도 지금 1000명 이상 된다. 한마디로 조직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직원은 민간기업, 지방자치단체 등과 제휴 사업을 하는 매니저와 각 지자체 상담소와 제휴하는 지역 연계 코디네이터, 현장 책임자로 상담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 자살 고위험군 상담자를 전담하고 상담원을 육성하는 전문상담원 등으로 구성된다.


-다른 연령대와20·30대 젊은 이용자들의 특징이 있다면

▲전체 이용자 중 10~30대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 플랫폼은 연령대가 낮은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다른 플랫폼 대비 압도적인 비율인데, 이 때문에 대부분의 상담은 오후 10시가 넘은 심야 시간대부터 익일 새벽까지 몰리는 편이다. 젊은 연령대의 경우 대부분 생활 리듬이 무너져 밤낮이 바뀌어있기 때문에, 밤에 보통 활동해 이때 상담을 많이 요청한다.


무엇보다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학교, 가족, 친구, 공부, 장래에 대한 고민 등으로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결국 이런 총체적인 고민 끝에 극단적인 충동을 느껴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이용한 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상담 창구를 거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상담 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용자의 약 8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상담 효과는 극단적 선택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경감됐는지를 기반으로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전화나 대면 상담보다 온라인 채팅이 즉각적 대응이 빨라 그런 것 같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채팅…고독한 아이였던 男, 사람을 살린다[청년고립24시] 아나타노 이바쇼의 채팅 페이지.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직업 분류와 더불어 외로움을 평소 느끼는 정도 등의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사진출처=아나타노 이바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립과 고독이 더 심화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아나타노이바쇼 서비스가 팬데믹 초기에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정확한 데이터 비교는 어렵지만, 상담 건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팬데믹 이후 고독과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팬데믹은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기존 연결점을 갖고 있던 사람도 고립되게 했고, 연결고리 자체가 없던 사람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경우 생애주기에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잦기 때문에 고립과 고독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결혼과 이혼, 이사, 취직 등을 마주하는 연령대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친구도 만들기 어려워지고, 사람과의 소통에서 치유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내각관방 산하 고독·고립대책담당실 위원을 지냈다. 당시 일본 정부에는 무엇을 제안했었고, 현재는 어떤 정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나

▲ 당시 고독을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제 아래 15개 정도 되는 정책을 제안했다. 소개하고 싶은 것은 '츠나가리(?がり·연결) 서포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교육을 통해 고독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돌봐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청년 고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면이나 전화로 이뤄지는 기존의 상담방식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장벽이 높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채팅…고독한 아이였던 男, 사람을 살린다[청년고립24시] 아나타노 이바쇼의 자원봉사 상담원 모집 페이지. '최후의 보루에서 일손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홍보하고 있다.(사진출처=아나타노 이바쇼)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대책을 그간 많이 내놨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해 5080 문제(80대 부모가 50대 은둔형 외톨이를 부양하는 문제)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상황은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가?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나 고독사 문제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공표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단순 추산이 아니라 도도부현(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조사하는데, 다른 국가에서는 이 정도로 하지 않는다. 한국,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는 일본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타깃 설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히키코모리의 은둔은 사실 젊을 때 시작된다. 다들 고령자의 문제로 이해하고 있으나, 살펴보면 10대 때 등교 거부 등으로 은둔을 시작해 이것이 장기화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본에서도 이에 청소년·청년에 맞춘 상담이나 케어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으로 정책 초점을 옮기고 있고, 이것은 발전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한국도 최근 청년 고립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조언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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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예방책인데, 이를 꼭 오프라인 친구 등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SNS, 그리고 게임에서 만드는 친구도 다 연결의 일부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를 사회와의 연결고리로 이해하기보다는 게임 중독, SNS 의존으로 많이 이해하고 있어서 조금 아쉬운 측면이 있다. 일단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회와의 연결점이 얼마나 돼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왜 그렇게밖에 관계를 맺을 수 없는지 더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여기에 국가 차원에서 지자체 단위까지 세세한 조사를 통한 정책 개발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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