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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의힘의 무기력한 '특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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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의힘의 무기력한 '특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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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현장을 찾고 법안도 발의했는데, 딱히 바뀌는 건 없다. 현재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국민의힘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상임위원회 강제 배정에 반발한 결과라곤 하지만 무기력해 보인다. 국민의힘이 만든 16개 특별위원회 중 가장 큰 규모인 AI·반도체 특위가 방문한 현장에서도 입법 기능을 하지 못하는 특위의 한계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18일 AI·반도체 특위는 에너지 특위와 함께 경기도 용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을 찾아 연석회의를 열었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력 공급 인프라와 관련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현역 의원들로 구성된 특위 위원들과 이상일 용인특례시 시장, 김동섭 SK 하이닉스 사장 그리고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등이 참석한 중요한 자리였다. 이날 회의에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법'과 조속한 사업 진행을 위한 예비타당성 면제 등 국회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원 에너지 특위 위원장은 용인 현장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법안 처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상임위원회가 운영돼야 하므로 원 구성 협상이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한다" 특위 위원들이 한국전력공사와 SK 하이닉스의 보고도 받고 건설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지만, 결국 주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가야 관련 법안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재난안전 특위 당·정 협의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북한 오물 풍선에 피해를 본 주민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행정안전부 측 참석자들은 여당이 발의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줘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위 위원들은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당이 의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으니 신속하게 법을 처리하겠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한 특위 위원은 "국회는 국회대로 하고…"라며 행안부에 철저한 대비책을 주문할 뿐이었다.


하루에 여러 개의 특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분산되는 것도 문제다. 24명의 의원이 참여해 가장 큰 AI·반도체 특위와 에너지 특위가 용인에서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회의를 열었음에도 현장엔 취재기자가 세 명밖에 없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특위를 많이 열면 안 된다"며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위 위원들이 바쁜 일정을 쪼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중추 산업인 반도체 산업 현장을 찾아 지원 방안을 모색해도 국민이 그 사실을 모르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오늘도 특위 5개를 가동한다. 의료개혁 특위는 서울 성모병원을 찾고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군 수도병원을 찾아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 의료 체계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국민 목소리를 듣고 민생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결국 입법을 통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 답답하더라도 여당인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상임위에 돌아와야 하는 이유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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