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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도 아닌데 웨이팅 두 달”...착한 미용실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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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헤어 한우리’ 이어 민간 미용실과 협약
노원구 전국 최초 '장애인 친화 미용실' 문 열어
“장애인 친화 미용실 전국에 퍼져 나갔으면”

“맛집도 아닌데 웨이팅 두 달”...착한 미용실의 정체는 서초구 '헤어 한우리' 내부 모습. 서초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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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장애인 복지시설인 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 1층 한쪽 32㎡(약 10평) 공간에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있다. 문을 연 지 8개월 남짓 된 이 미용실에는 뇌변병이나 발달장애 등으로 일반 미용실에 가기 어려운 장애인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이 여느 미용실 풍경과 다른 건 눈에 익지 않은 장비들 때문이다. 장애인을 휠체어에서 의자로 편하게 옮겨주는 ‘이동 리프트’, 의자에서 바로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장애인 맞춤 일체형 삼푸대’.


서초구의 ‘헤어 한우리’는 커트, 염색, 파마 등을 위해 미용실을 찾는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이들이 이·미용을 하려면 미용실 진입부터가 어려움이다. 장애인 미용에 경험 있는 미용사를 찾기도 어렵다. 심리적으로 쫓기거나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 미용실은 휠체어가 편안하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입구 문턱을 없애고, 자동문을 설치했다. 이동식 모니터를 미용 의자 바로 앞에 놔 미용을 하면서 영상을 시청하거나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찾아볼 수 있게 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은 경험 풍부한 미용사와 사회복지사가 있다는 게 특별한 장점이자 핵심이다.


이용 가격도 시중보다 월등히 싸다. 상주 미용사 한 명이 근무하고, 손님의 상황에 맞추다 보니 하루 4~5명 정도만 예약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예약이 밀려 두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맛집도 아닌데 웨이팅 두 달”...착한 미용실의 정체는 노원구 장애인 친화 미용실 상담 모습. 노원구는 '헤어카페 더휴' 상계점과 공릉점을 운영한다. 노원구 제공.

원조는 노원구다. 노원구는 2022년 9월 상계동에 장애인 맞춤형 편의시설을 갖춘 ‘헤어카페 더휴’ 문을 열었다. 전국 최초다. 미용실 예약 대기 기간 평균 2~3개월에, 이용자 97.1%가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 등 반응에 노원구는 지난해 11월 공릉동에 2호점 문을 열었다.


이런 시설이 좋기는 하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그 수요를 다 감당하기 어렵다. 또한 해당 자치구에 등록된 장애인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제약도 있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서초구는 지난달 미용협회에 장애인 미용을 도와줄 미용실 소개를 부탁했다. 여러 곳에서 역할을 맡겠다고 자청했고, 서초구는 4개 권역을 설정해 서초동 리베떼헤어, 반포동 김경희헤어스케치, 방배동 쉬즈미용실, 양재동 스타일리스트박민 등과 최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장애인 친화 미용실 활동을 하고, 이들에게 이용료 1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서초구는 장애인들이 미용실 출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완하고, 안내·홍보 등의 역할을 맡기로 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운영해보고 더 필요하다면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장애인 친화 미용실은 전국으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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