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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풍선 골머리인데 대북전단 왜 제지 못할까…과거 판례 보니[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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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대북 전단 명분 삼아 도발하는 北
헌재 "전단살포금지법 위헌…표현의 자유 중요"
경찰 "현행법상 대북전단 제지 근거 없다"
경직법상 제지 가능하지만 심각한 위협 인정돼야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이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의 명분으로 꼽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경찰은 이를 제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북 전단을 제지 및 처벌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대북 전단은 과거에도 논쟁의 대상이었다.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 수십만장과 함께 의약품, 식료품 등을 날려 보낼 때마다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할 때 삼았던 구실도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였다.


오물풍선 골머리인데 대북전단 왜 제지 못할까…과거 판례 보니[뉴스설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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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북 전단 살포를 제지 및 처벌해 북한의 도발 명분을 없애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는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 및 처벌하는 남북관계발전법의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다.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남북관계발전법은 평화통일 구현을 위해 남북관계 발전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 중 위헌 결정을 받은 것은 전단 살포에 대한 금지 및 처벌을 다룬 조항이다. 남북관계발전법 제24조 제1항은 ▲제1호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 ▲제2호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시각매개물(게시물) 게시 ▲제3호 전단 살포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남북관계발전법 제25조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대해 헌재는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통해 국가의 형벌권 행사는 최후수단으로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는데, 해당 조항은 전단 살포 금지에서 더 나아가 이를 범죄로 규정하며 징역형을 두고 있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조항을 통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 확보되고 남북 간 평화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우며, 북한의 적대적 조치로 초래되는 국민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책임을 전단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봤다.


오물풍선 골머리인데 대북전단 왜 제지 못할까…과거 판례 보니[뉴스설참]

대북 전단을 제지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경찰관 직무직행법(경직법)이다. 유남석·이미선·정정미 재판관은 위헌의견에서 "해당 조항은 접경지역 주민 생명·신체의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단 살포 행위 전 사전 신고 및 경찰관 직무직행법에 따른 조치 등으로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직법 제5조는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여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신체에 급박한 위험을 발생시킨다고 본 판례는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을 실어 보낸 탈북민 출신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군·경찰의 직·간접적 제지 행위에 대해 2014년 12월 500만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은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휴전선 부근 주민들의 생명·신체에 급박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북한의 도발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이 단장의 손배소 청구를 기각했다.


2014년 10월 북한군이 고사포를 동원해 이 단장이 날린 대북 전단을 조준 사격했는데, 이 낙탄이 경기 연천군에 떨어지면서 국민의 생명·재산을 위협했으므로 군·경찰의 제지가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 및 상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 역시 이를 기각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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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경찰은 북한이 집중적으로 보내고 있는 '오물 풍선'이 조치를 취할 만큼의 위협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직법 적용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물 풍선이 경직법상 제지할 수 있는 근거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에 해당한다는 게 명확지 않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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