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고서 대기하며 '숨 고르기'
7일 美 노동부 5월 고용보고서 주목
ECB 금리 인하 시작…Fed 9월 인하 무게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6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최근 계속되는 고용 지표 부진 속에 투자자들은 7일 공개되는 미 노동부의 5월 고용 보고서를 대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8.84포인트(0.2%) 상승한 3만8886.1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7포인트(0.02%) 내린 5352.9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78포인트(0.09%) 밀린 1만7173.12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룰루레몬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 발표 후 4.79% 상승했다. 저가 소매 체인인 파이브 빌로우는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 발표와 향후 전망에 10.6% 급락했다. 최근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공개로 전날 5.16%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쓴 엔비디아는 1.14% 내렸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26일~6월1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22만건)와 직전 주(22만1000건)를 모두 웃돌았다. 최근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잇달아 나온 데 이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까지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날 공개되는 노동부의 5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18만5000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4월에는 17만5000건 증가해 예상치(24만3000건)를 밑돌았다. 과열된 고용 시장 냉각 시그널이 또 다시 확인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분석가는 "시장은 여전히 경제가 좋고 어떤 침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Fed가 너무 오랫동안 지나치게 긴축적인 정책을 시행해 왔기 때문에 일단 고용시장 둔화 모멘텀이 시작되면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캐다다 중앙은행에 이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4.25%,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3.75%, 4.5%로 0.25%포인트씩 낮췄다. 물가 압력이 둔화되고 있고, 독일 등 유로존 곳곳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통화정책 피벗(pivot·방향전환)에 나섰다.
ECB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로 선회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Fed의 금리 인하 시점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투자자들은 Fed가 오는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5.25~5.5% 수준으로 유지하고 9월 FOMC에서 첫 인하에 착수, 연내 두 차례 인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70% 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만 해도 50% 수준이었지만 일주일 만에 20%포인트 가량 급등했다.
전문가들도 Fed가 9월 금리 인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코노미스트 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74명)는 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의 59%(68명)는 Fed가 올해 금리를 총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내릴 것으로 봤다. Fed가 올해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하거나 아예 내리지 않을 것이란 응답자는 28%(33명)에 그쳤다.
국채 금리는 약보합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2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72%선으로 전거래일 보다 소폭 내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8달러(2%) 오른 배럴당 75.55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46달러(1.86%) 상승한 79.87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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