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소위원회 심사 시간 의원평가에 반영해야
②상임위 워크숍 등 여야 교류의 장 활성화해야
③선입선출 등 의안 심사의 원칙 존중돼야
22대 국회는 21대 국회와는 달라야 한다. 21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정치인들은 22대 국회와 관련해 극단적 대결 대신 대화에 나서야 하고, 입법 심사의 품질은 더욱 향상시켜야 하며, 여야가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에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1. 소위원회 체류 시간을 의원 평가에 반영하자
21대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마친 다수의 의원은 입법의 품질 문제를 지적했다. 발의 건수에 집착하다 보니 날림 법안들이 많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날림 법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해야 할 국회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와 달리 비공개회의 관행인 탓에 잠깐 자리를 채웠다 사라지거나, 아예 참석하지 않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국회법은 소위원회를 매월 3회 이상 열도록 하고 있지만, 21대에서 이를 지킨 상임위원회는 한 곳도 없다. 더욱이 소위원회는 상임위와 달리 국회 공보 등을 통해 출결 현상이 공개되지도 않는다.
현재 정당은 공천에 반영되는 의원평가에 법안 발의 건수, 본회의 출석률, 상임위 활동 등을 양적 지표로 반영한다. 역대 최다 법안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안 발의 대신 법안 심사 과정 특히 소위원회에 얼마나 참여했는지가 평가에 반영된다면, 법안 심사가 보다 치열해져 입법 심사의 깊이가 깊어지고 문제점 등을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다. 소위원회도 보다 자주 열릴 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전직 의원은 "의정활동의 중심이 이제는 법안심사로 옮겨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 저녁이 있는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21대 국회를 지켜본 정치 원로들은 여야 의원들이 서로 식사조차 하지 않는 극단적인 대결 양상을 우려했다. 정치원로인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저녁이 있는 정치’를 언급했다. 낮에는 여야가 다투더라도, 밤에는 저녁을 하며 허물없이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사적인 모임 등이 금지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야 간 대화 흐름이 단절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여야 간 진영정치가 한층 고착화된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복수의 전직 의원들은 "전에는 지방으로 국정감사를 가면 같이 식사하곤 했다는데 이제는 따로 먹는다"고 소개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 워크숍, 여성의원 연찬회, 정책 의제별 여야 의원 연구모임 활성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여야 간 허심탄회한 대화 창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선입선출 등 의사 일정의 원칙 지켜져야 한다.
법안 심사는 먼저 제출된 법안이 우선 심사되는 이른바 선입선출 원칙이 국회에서 거론되지만, 조금만 지나면 실제 작동방식은 다르다. 상임위원회 간사 간 합의를 통해 심사 법안이 결정되는 탓에, 법안 심사에 오르는 것 자체가 일종의 ‘특혜’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법안 가운데 일부 법안만 심사된다.
더욱이 먼저 들어온 법안을 먼저 심사한다는 원칙이 정립되지 않은 탓에 다수의 법안이 상임위원회에 회부만 된 채, 하염없이 심사를 기다리는 처지에 놓인다. 이 때문에 선입선출이 원칙이 긴장감 있게 지켜질 때 36.7%를 기록해 역대 최저 처리율(처리법안÷법안 발의 건수)을 기록한 법안 심사도 밀도 있게 진행될 수 있다.
전직 한 초선의원은 "선입선출 원칙이 지켜진다면 최소한 논의를 위해 다뤄질 기회는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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