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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中 기자재의 공습…에너지 안보 위협[국산 해상풍력 위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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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터·해저케이블 취약
해킹·도청·정보탈취 위험 노출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해외, 특히 중국산에 뚫리면 안보까지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사업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안보 위험은 물론이고 해저 자원·설비, 국방 관련 장비 등 안보 관련 사항들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에서 가장 취약한 안보고리는 인버터와 해저케이블이다. 이 때문에 두 자원을 국산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매우 신중한 초기 시장 설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값싼 中 기자재의 공습…에너지 안보 위협[국산 해상풍력 위기]④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전경.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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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터는 해상풍력·태양광과 같은 비전통·신재생 전원을 전력 계통에 연계할 때 필요한 핵심 기기다. 문제는 보통 인버터 전원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데, 그리드 네트워크를 해킹하면 전원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특정 세력이 계통 불안정을 목적으로 네트워크를 해킹해 전원에 과부하를 주거나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행위가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얘기다.


해외에선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에서 송유관 파이프라인 그리드 해킹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분산전원 위협이 반복됐다. 네덜란드에서도 유통 중인 태양광 인버터 9종에 대한 사이버 보안 관련 법적 요건을 검사한 결과, 9종 모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일부는 정전 등 간섭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


해저케이블도 국방력과 직결된 자원으로 꼽힌다. 해저케이블은 감청이나 사보타주(고의적인 사유재산 파괴나 태업 등을 통한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취약하다. 잠재적인 도청과 정보 탈취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잠수함 도·감청 기술은 이미 1980년대부터 상용화된 데다 사보타주에 취약한 해저케이블 정보가 국외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과 대만간 양안갈등 당시 대만 본토와 섬으로 연결된 해저케이블망이 손상됐는데, 중국 어선이 근처에 있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핀란드-에스토니아 해저 가스관과 통신케이블이 훼손됐을 땐 러시아 배후설이 고개를 들었다.


이미 유럽연합(EU)은 회원국에 유럽 해저 통신케이블 인프라 분야에서 ‘고위험 사업자’의 단계적 퇴출을 권고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보안 강화 조치로 해저 통신케이블 인프라 공동 관리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중국 화웨이, ZTE를 EU 통신 인프라 사업에서 퇴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영국 전력망 운영사 내셔널그리드도 중국 부품 사용을 중단한 바 있다.


케이블은 백도어 칩이 설치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미국에서 최근 컨테이너선에 백도어 칩이 설치돼 중국에서 정보를 빼내려고 한 사례가 있었다.


해저케이블 시공 과정에서 해저 자원이나 설비, 국방 관련 장비 등 안보 관련 사항을 다룬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중국 등 외국 기업이 시공을 담당할 경우 안보 자료가 유출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케이블을 설치할 때 투입되는 풍력터빈 설치선(WTIV)도 잠재적인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레이저를 통해 해저지형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자체 건조 환경이 충분히 여물지 않아 중국산 WTIV를 용선하게 된 한국으로선 코앞에 닥친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4월부터 중국 ZTT의 WTIV 5척이 국내 해상에서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해당 WTIV가 기간제 독점 사용이긴 하지만 중국 복귀 시 민감한 정보가 모두 그대로 유출·유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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