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인가 준비 컨소시엄 4곳으로 늘어
모두 '포용 금융' 내세워
"재무적 투자자 확보 관건"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이 4곳으로 늘었다. 이들은 총선 이후 5월부터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중 탄탄한 자본금을 제공하며 금융 전문성을 갖춘 우량 투자자가 뒷받침된 두 곳(더존뱅크·유뱅크)이 주목받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이 지난 4일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더존뱅크’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기업 데이터 기반의 혁신 금융을 선보인다고 더존비즈온은 설명했다.
더존비즈온은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중은행, 정책기관, 대기업 등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중 인터넷은행에 투자한 적이 없는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21년 더존비즈온 지분 취득 등 양사가 협업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4번째 인터넷 은행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이 4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 KCD(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KCD뱅크 출범을 준비 중이다.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은행을 표방하는 ‘소소뱅크’ 컨소시엄도 있다. 지난 2일 11개 기업이 모인 컨소시엄 자체 행사를 열어 본격적인 설립 준비에 나섰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 렌딧, 핀테크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외환 전문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과 현대해상이 참여한 유뱅크 컨소시엄도 있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노년층, 중소기업, 외국인을 포용하는 금융사가 지향점이다.
인터넷은행 인가를 통과하기 위해선 자본금 확보가 중요하다. 신규인가를 위한 인터넷은행의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 이상으로 시중은행(1000억원)보다 기준이 낮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통제를 정부로부터 받는다. 총 신용 대출에서 신용 평점 하위 50% 고객 대출 비율이 30% 이상 돼야 한다. 연체 위험이 큰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는 만큼 자산 건전성이 중요하다.
실제로 2019년 소소스마트뱅크는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다. 금융당국은 당시 “자본금 조달 계획과 사업계획 등이 미비해 인터넷은행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적격 판단했다.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한 더존뱅크·유뱅크 컨소시엄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들도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을, 케이뱅크가 우리은행과 함께한 것이 대표적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한화투자증권에 더해 캐피탈 회사 2곳까지 주주 구성을 마치고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