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계약과 별도로 진행 가능해져
문체부 "2차 사업화 촉진…매출·수익 증대"
고(故) 이우영 작가가 겪은 부당을 해소할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만화·웹툰 분야의 공정한 계약문화 정착을 위해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이용허락 계약서'와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양도계약서' 제정안을 만들었다고 7일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행정예고 절차를 밟고, 다음 달에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2차적 저작물 작성권에 대한 창작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 조치다. 기존에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등이 본계약서 조항으로 담겼다. 지난해 웹툰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 절반 이상(55.4%)은 부당하게 여겼다.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웹소설 공모 당선 작가들과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부여해 계약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새로운 표준계약서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2차 저작물의 작성·이용권에 관한 계약서를 별도로 쓰게 한다. 지난해 이우영 작가가 별세하면서 제기된 '제3자와의 계약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에 관한 조항도 포함한다. 이로써 만화·웹툰 작가는 앞으로 연재 계약과 별도로 2차적 저작물 이용에 관한 계약을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성이 없는 정부 권고안이어서 정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본계약의 부속 계약서나 별도 계약서로 모두 사용될 수 있다"며 "만화·웹툰 작품의 2차 사업화를 촉진해 창작자와 기업의 수익·매출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출판권 설정계약서, 웹툰 연재 계약서 등 기존 표준계약서 여섯 종의 개정안도 만들었다. 수익분배 비율 등을 알기 쉽게 기재하도록 하고, 정산 근거가 되는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했다. 또 작품별 최소·최대 컷 수를 합의해 설정하게 하고, 비밀 유지 조건을 완화해 창작자가 변호사 등에게 계약 내용을 검토받을 수 있게 했다.
기존 '매니지먼트 위임 계약서'도 '대리 중개 계약서'로 개편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매니지먼트' 범위가 모호해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권대리중개업'으로 계약서의 업무 범위를 분명하게 했다"며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보유한 채로 사업화와 관련한 대리 중개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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