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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늘었지만… 순자산 줄고 뚱뚱해진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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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 발간

코로나19를 계기로 악화됐던 여행, 문화생활 지표가 지난해 엔데믹(일상적 유행) 시기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 여파로 순자산은 줄었고, 기대수명도 1970년 관련 통계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남성의 비만도 역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건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산재·화재 사망자 수도 늘었다.


통계청은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민 삶의 질 지표는 국내총생산(GDP_ 중심인 경제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건강·여가·안전 등 삶의 질과 관련된 11개 영역의 71개 지표로 구성된다.

문화생활 늘었지만… 순자산 줄고 뚱뚱해진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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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개선되던 지표 다시 나빠져 = 지표별로 작성 주기(1~3년)와 공표 시점(2019년~2023년)이 상이해, 이번 보고서에서 업데이트된 지표는 전체 71개 지표 중 총 52개다. 19개 지표는 전년도 발표된 보고서와 동일하다.


업데이트된 52개 지표 중 전기 대비 개선된 지표는 36개(69.2%), 전기 대비 악화된 지표는 15개(28.8%), 동일한 지표는 1개였다. 지난해 같은 시기 발표된 '2022년 삶의 질 보고서'에서 업데이트된 62개 지표 중 14개(22.6%)가 악화됐던 것과 비교하면 악화 지표 비중이 늘어난 셈이다.


단 통계청은 이를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했다. 최바울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업데이트되는 자료 간의 주기가 서로 다른 만큼, 특정 해 개선된 지표가 조금 적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료에서 눈에 띄게 드러나는 특징은 코로나19 직후였던 2022년 보고서에서 회복되던 일부 지표가 다시 악화되는 패턴을 보였다는 점이다.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4.5회→7.0회), 자원봉사 참여율(8.4%→10.6%), 여행 일수(6.58일→8.29일), 사회단체 참여율 지표(47.7%→50.9%)는 코로나19 시기 악화된 이후 소폭 개선됐지만, 아직 코로나 이전에는 못 미치고 있다.


비만율은 37.1%에서 37.2%로, 대인 신뢰도는 59.3%에서 54.6%로 오히려 악화됐다. 특히 여자의 비만율은 2022년 25.7%로 코로나19 이전(25.0%)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남자는 47.7%로 예전(41.8%) 수준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970년 지표 작성 이래 계속 상승해왔던 기대수명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의 증가로 인해 처음으로 감소해 2022년 기준 82.7세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9세 하락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기대수명 하락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도 78.8세에서 77.0세로, 영국도 81.4세에서 80.4세로 하락한 바 있다.


반면 고용률(62.1%→62.6%)과 실업률(2.9%→2.7%), 대학 졸업자 취업률(67.7%→69.6%), 미세먼지 농도(18.7㎍/㎥→17.9㎍/㎥) 등의 지표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이전보다 더 개선됐다. 또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501.9건→384.7건)과 가계부채비율(209.8%→203.7%)은 특히 지난 2021년 급격히 악화됐으나 2022년 전년 대비 개선됐다.


◆순자산 줄고 산재·화재 사망자 수 늘어 = 영역별로 살펴보면, 이번에 업데이트된 지표 기준으로 악화된 지표가 3개 이상 포함된 영역은 ▲소득·소비·자산 ▲안전 ▲시민참여 등 3개 분야다.


소득·소비·자산 분야에서는 ▲1인당 국민총소득 ▲가구 순자산 ▲상대적 빈곤율이 악화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2년 기준 3642만 원으로 전년(3659만원) 대비 약 17만원 정도 줄어 0.5% 감소했다.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벌어들인 총소득으로서 한 국가 국민의 소비와 후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웰빙의 경제적 기초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가구 순자산(실질금액)의 경우, 3억9018만원으로 2022년 4억2334만원 대비 3316만원 줄었다. 실질 순자산액뿐 아니라, 명목 금액도 같은 기간 4억5602만 원에서 4억 3540만 원으로 감소했다. 집값 하락이 순자산 감소에 가장 주된 영향을 미쳤다.


중위소득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의 비율을 뜻하는 '상대적 빈곤율'은 2022년 14.9%를 기록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의 18.6%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였으나, 2021년 14.8%에서 소폭 증가했다.


안전 분야에서는 ▲산재 사망률 ▲화재사망자 수 ▲아동 안전사고 사망률이 악화됐다. 아동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2000년 이후 지속 감소 추세였으나 2022년 10만명당 2.3명으로 전년 대비 0.1명 증가했다. 근로자 1만명 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산재 사망률은 1.10명으로 2021년(1.07명)보다 증가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도 2223명으로 2021년 (2080명)보다 143명 증가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22년 341명으로 2021년보다 65명 증가했고, 화재 발생 건수는 2021년 3만6267건에서 2022년 4만113건으로 증가했다.


시민참여 분야에서는 ▲정치적 역량감 ▲기관 신뢰도 ▲대인 신뢰도가 악화됐다. 특히 기관 신뢰도와 대인 신뢰도는 모두 2021년 상승한 이후 2022년 소폭 하락했다.


대인 신뢰도는 2022년 54.6%로 전년 대비 4.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19~29세)이 50.7%로 가장 낮은 대인 신뢰도를 기록했다. 코로나19와 함께 낮아진 대인 신뢰도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관 신뢰도는 2014년~2019년까지 39~41% 수준에서, 2020년 48.3%, 2021년 55.4%로 급격한 상승을 보였으나 2022년에는 52.8%로 소폭 하락했다.



정치에 대한 무력감도 커졌다. '정치적 역량감'은 스스로 정치적 역량감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는 인구의 비율이다. 2013년 26.7%까지 올라섰던 정치적 역량감은 2022년에는 15.2%를 기록하며 2013년 이후 정치적 역량감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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