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위·복지부·기재부 예산실까지 문제의식 공감 총력전
복지부, 난임 지원책 등 현실적 대안 마련책 집중
정부 부처들이 저출산을 타파하기 위한 특단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세제실·예산실까지 나서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발굴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0.6명(지난해 4분기 추정치)까지 떨어진 만큼 강력한 출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노동과 양육 환경 개선 등 복합적인 문제를 장기적으로 풀어가는 동시에 당장 발등의 불을 끄려면 현실적 단기 대책을 마련해 출생아 수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복지부와 기재부, 저고위 등 주요 관계 부처들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만7000명대를 기록한 출생아 수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저출산 주무 부처인 복지부에서는 출산을 선택하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집중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모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우선 ‘난임 지원책’에 힘을 쏟고 있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저출산 문제는 노동시장 진입 이후 벌어지는 격차를 해소하고, 일과 가정이 충분히 양립할 수 있도록 양육에 대한 개인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는 장기적인 플랜으로 가야 한다”면서 “다만 이는 장기적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 부처는 우선은 출산 의지가 있는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조금이라도 출생아 수를 끌어올리는 현실적 대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산을 꺼리는 사람들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중장기 과제를 전제하되, 우선은 출산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집중해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임신 사전 건강관리 지원책이 대표적이다. 사실혼 및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물론, 임신을 희망하는 부부는 누구나 보건소를 통해 가임력(생식건강) 검사를 받는 비용을 여성 10만원, 남성 5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은 결혼해야 출산하는 게 현실…아이 낳으려는 사람들 최대한 지원하겠다"
같은 맥락에서 청년들의 결혼 장려를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에도 나섰다. 비혼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결혼을 해야 출산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화된 한국 특유의 현실을 고려하면 결혼 유도를 통해 당장의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지난 16일 결혼정보회사와의 간담회에서 “비혼 출산율이 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결혼을 해야만 출산을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아이를 낳으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출산 지원에 앞장선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마련을 지시한 이후 세제실에서는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저출산 완화에 기여할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부영과 같이 파격적인 출산지원금을 지급한 기업에 과도한 세금이 붙는 문제를 완화해주기 위한 해법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세제 혜택이 부영 같은 여력이 있는 기업과 근로자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면서 “하지만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다급한 현실을 고려하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의지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인구문제를 전담하는 기재부 미래전략국뿐 아니라 기재부 예산실도 저출산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 발굴에 뛰어들었다. 기재부 예산실의 한 관계자는 “예산실 공무원들은 항상 예산이라는 틀 안에서 정책을 고민하는데, 저출산은 문제가 시급한 만큼 이러한 제약을 두지 않고서 우선은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 보려고 하고 있다”며 “여러 정책 아이디어들을 제안하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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