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하락 전환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차단되며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1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외환보유액은 4157억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43억9000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8, 9, 10월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며 11월 상승 전환한 뒤 두 달간 상승세를 보였으나, 1월 중 다시 줄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미국 연준 인사들이 잇달아 조기 금리인하론을 경계하는 발언을 하고 경제지표도 견고하게 나타나면서 미달러화 지수가 2.1% 올랐다. 반면 주요 통화의 대(對)미 달러화 환율은 유로화(-2.0%), 파운드화(-0.3%), 엔화(-4.2%), 호주달러화(-3.3%)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이 예멘의 반군 후티를 공습하는 등 중동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 두 달 반 만에 1340원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국채, 회사채, 정부기관채, 자산유동화증권(MBS, 커버드본드)을 포함하는 유가증권이 49억8000만달러 줄면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유가증권은 3686억8000만달러로 전체 보유액 중 88.7%를, 예치금은 227억8000달러로 5.5%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국제수지 악화 때 담보 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통화인 SDR은 149억4000만달러(3.6%), 금은 47억9000만달러(1.2%), IMF 회원국이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는 한도액인 IMF포지션은 45억6000만달러(1.1%)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9위로 전월과 동일했다. 외환보유액 1위는 중국(3조2380억달러), 2위는 일본(1조2946억달러), 3위는 스위스(8642억달러)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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