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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늘어난 '자녀 살해' 부모…사회인식·법은 '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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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소유물? 사회인식 변화 더뎌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 부모 급증
"법 개정, 인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어"

지난 21일 강원도 강릉에서 세 자녀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부부가 경찰에 입건됐다. 평소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던 부부는 한 캠핑장에서 자녀가 잠든 사이 이런 시도를 했다가 캠핑장 주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이들은 생명에 지장은 없었으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부모가 매년 늘고 있지만, 관련 법안 등 이들을 향한 사회적 인식 변화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녀를 부모와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않고 하나의 '소유물'로 바라보는 사회 통념에서 그릇된 인식이 시작된다며 비속 살해에도 가중 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등 사회 경종을 울리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녀 살해 후 목숨 끊은 부모' 5년간 180%↑

31일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이 발간한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모에 의해 살해된 아동은 모두 14명으로 5년 전인 2018년(5명)과 비교해 180% 증가했다. 5년간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부모에 의해 살해된 아동은 모두 54명으로 2018년 5명에서 2019년 9명, 2020년 12명, 2021년 14명, 2022년 14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정부가 공식적으로 통계를 집계한 시점이 2018년임을 고려하면 이전엔 이보다 많은 아동이 부모에 의해 살해됐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사망 유형은 '치명적 신체학대'가 75명(49.6%)으로 가장 많았고 '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이 54명(35.7%)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아동 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과의 관계로는 '부모'(96.5%)가 압도적이었다. 이어 '친인척'(2.2%), '대리양육자'(0.9%) 등이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모가 어린 아동에게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며 특성상 외부에서 잘 알아차리기 어려운 탓에 부모로부터 가해지는 아동학대는 그만큼 발견하기 어렵다"며 "최근 몇몇 아동학대 사건이 미디어의 관심을 받으며 학대 의심 신고 건은 전과 비교해 대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부모 분리 등 적극적인 조치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늘어난 '자녀 살해' 부모…사회인식·법은 '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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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그랬을까"…인식 바뀌어야

전문가들은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행위가 명백한 '아동학대'에 해당함에도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상대적으로 관대하다고 꼬집는다.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해죄'와 달리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살해죄'에는 별도의 가중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도 이런 그릇된 인식 변화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존속살해죄'를 적용받아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한 살인죄보다 형이 무겁다.


반면 직계비속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은 따로 마련돼있지 않는다. '영아살해죄'를 적용할 수 있으나 최고 형량이 징역 10년으로 존속살해보다는 형이 가볍다. 국회에서는 존속 살해와 마찬가지로 비속 살해에 대해 가중처벌 규정을 만든 개정안 5여건 올라와 있으나, 모두 상임위를 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존속살해죄에만 가중처벌 규정을 둔 현행법은 '유교 사상' 등 우리나라만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를 변화하는 것이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오영근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현재 존속살해의 경우, 상해·폭행·유기·학대·체포·감금·협박 등 대부분 강력 범죄에 가중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는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라며 "아주 오래전부터 부모를 해하는 것을 '패륜'이라고 인식한 우리나라만의 유교 사상이 반영된 것이다. 비속살해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와는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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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동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부모에게 아직도 '오죽했으면 그랬겠나'하는 온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라며 "어떤 상황이든 간에 아동을 살해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이며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임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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