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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축빼기 범죄' 기승 서울지하철…"휴대폰 해외밀반출 장물 조직이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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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에서 절도 사건이 급증하는 가운데, 절도 물품을 현금화하는 장물범의 조직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절도범은 전체 절도 조직의 앞단일 뿐, 배후에 정교한 장물 처리 조직이 있는 만큼 이들을 뿌리 뽑아야 절도 범죄가 감소한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부축빼기 범죄' 기승 서울지하철…"휴대폰 해외밀반출 장물 조직이 배후" 지난 10월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승강장에서 60대 남성 A씨가 피해자 휴대폰을 훔치고 있다. /제공=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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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하철에서 검거된 절도 범죄는 소매치기 5명, 부축빼기 26명, 장물범 15명 등 총 46명이다. 지난해 소매치기 6명, 부축빼기 13명, 장물범 5명 등 총 2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은 만큼 지하철에서의 절도 범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은 지하철에서의 절도 범죄와 관련해 장물범 수사에 집중한다. 지하철 절도 대상은 휴대전화가 가장 많다. 술에 취한 사람의 몸에서 물건을 빼내거나 떨어진 물건을 주워서 돌려주지 않는 범행 수법인 부축빼기를 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가의 휴대전화는 되팔았을 때 100만원이 넘는 금액도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훔쳐도 도난 신고가 들어오면 그 휴대전화는 국내에서 쓸 수 없다. 사실상 국내에서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를 찾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절도범은 해외 밀반출을 통해 돈을 버는 장물범 조직과 연결돼 사실상 한패를 이룬다. 경찰 관계자는 "장물범은 보통 휴대전화 등 장물을 사용할 수 있는 필리핀, 중국에 넘긴다"고 설명했다.


'부축빼기 범죄' 기승 서울지하철…"휴대폰 해외밀반출 장물 조직이 배후"

장물범은 장물 매입 및 해외 밀반출 과정을 숨기기 위해 다단계 조직으로 움직인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으로부터 휴대전화 등 장물을 넘겨받은 장물범은 곧바로 해외로 넘기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의 장물범을 거친다. 장물범끼리 만날 때도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접선하거나 주거지에서 장물을 거래하기도 한다. 전직 경찰수사연수원 교수는 "고가의 장물은 차명 개인금고에 모아서 숨겨놓기도 하는데, 이러면 수사기관 추적이 거의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약류를 거래하는 것처럼 ‘던지기’ 수법도 사용한다. 던지기 수법이란 판매자가 물건을 약속한 장소에 놓고 가면 구매자가 가져가는 비대면 방식의 거래법을 말한다. 장물은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해외 밀반출 업자에게 넘어간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과거 국내에서 거래하던 장물업자들이 해외 밀반출로 범위를 넓힘에 따라 이제 수사를 위해 해외 공조까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까지는 이 같은 어려움으로 장물범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장물범 유통구조를 파고들면서 지난해보다 10명 더 많은 장물범을 붙잡았다. 실제 경찰은 지난 10월8일 휴대전화 장물업자와 알선책, 이들에게 훔친 휴대전화를 넘긴 절도범 등 총 1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 7월23일 구속한 절도범을 수사하면서 물건을 넘겨받은 장물업자의 신원을 특정하고, 이외 해외 장물조직과 연계된 장물업자와 알선책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범의 수익화 실현까지 돕는 장물범을 추적해야 지하철 절도 범죄를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물범은 새로 발을 들이기보다 같은 조직에서 범행을 반복하는 경향이 크다"며 "누범자 관리를 강화해야 장물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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