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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150년 된 팽나무·느티나무가 지키는 지리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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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실에서 대축마을까지 16.7km

편집자주지리산은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해발 1915m의 산입니다. 산맥이 전남·전북·경남에 걸쳐있는 민족의 영산(靈山)입니다. 21개 구간·20개 읍면·100여개의 마을이 지나는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 자연과 사람, 영호남의 역사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총 길이 300km로 아버지 품처럼 넉넉한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합니다.
[하루만보]150년 된 팽나무·느티나무가 지키는 지리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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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서당-대축' 구간은 경남 하동군 적량면 동리에 위치한 삼화실에서 악양면 측지리 대축마을까지 걷는 코스다. 16.7km, 7시간이 소요되며 난이도는 '중'급이다.


삼화실에서 이정마을로 걸으며 이번 여정이 시작된다. 이정마을 초입엔 150년 된 팽나무와 느티나무 두그루가 지키고 있다. 과거 어느 땅주인이 이 터를 논으로 만들어 차지하려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뒷산에서 옮겨 심었다고 전해진다. 이정교를 건너 밥봉 사이 오르막을 오르면 밤나무 군락지인 지리산 둘레길과 마주한다. 밥봉은 봉우리 위에 달이 뜨면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해 이름 붙여진 밥그릇 모양의 봉우리다.


고개를 오르면 서당마을에 도착한다. 본래 서당마을은 상우마을과 한 마을이었으나 서당골로 불렸다. 서당골은 현재 대밭이 돼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서당 몇군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서당마을엔 밥풀모양의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가 종종 보인다. 서당마을에서 둘레길을 따라 걷다 걷다보면 구재봉의 계곡을 타고 흘러온 우계저수지를 만난다. 하동군 적량면 일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94년 준공됐다. 주변 산들이 우계저수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우계저수지에서 3.5km를 가면 신촌마을이다. 고지대에 있어 주변 산세와 논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방앗간 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촌마을을 나서 신촌재로 향하면 구불구불한 긴 길이 펼쳐진다. 신촌재에 다다르면 간이화장실이 있는 쉼터가 있다.


신촌재를 지나면 먹점마을이다. 매화와 배꽃 등 봄에 하얀 꽃천지를 이루는 마을이다. 과거 먹을 생산한 마을이라 먹점이라 불렸다는 설이 있다. 마을 앞산이 등잔 형상이고 다압면에 필봉이 있어 문방사우의 격을 갖추기 위해 먹점이라 불렀다는 얘기도 있다. 먹점마을에서 먹점재에 오르면 탁 트인 곳에서 멀리 섬진강이 보인다.


먹점재에서 내리막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미동마을에 도착한다. 미동마을은 미점의 동쪽에 있다고 해 이름붙여졌다. 푸른 소나무의 솔향과 솔잎이 쌓여 아늑한 느낌을 준다. 고라니나 다람쥐도 종종 목격된다.



미점숲을 지나면 이번 둘레길의 종착지인 대축마을에 도착한다. 변한시대 낙노국이었던 곳으로 역사가 깊은 마을이다. 대축마을엔 천연기념물인 수령 600여년의 ‘문암송’이 있다. 아미산의 큰 바위를 뚫고 솟아 높이가 12.6m, 둘레는 3.2m에 달한다. 과거 마을 사람들은 전쟁 등 위기가 닥쳤을 때 문암송의 바위가 열려 보호해줄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백중날인 음력 7월15일마다 문암송 앞에서 제사를 지낸다.


[하루만보]150년 된 팽나무·느티나무가 지키는 지리산 둘레길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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