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단한 문제 하나. 2023년 11월 현재 코스닥 시총 1위이며,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종목이다. 자산규모 5조원을 돌파해 올해 5월에 대기업 집단으로 진입한 기업은 어디일까? 눈감고도 맞출 이 문제의 답은 에코프로 그룹이다. IT나 바이오가 아닌 제조업에서 대기업이 탄생한 것이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이래저래 화제성 있는 존재다.
투자자 입장이라면 초기에 에코프로를 발견한 사람이 위너다. 10만원도 안 되던 주식이 한때 100만원을 넘겼고 지금은 70만원대에 있다. 직장인 입장이라면 어떨까. 2007년 에코프로의 한 신입 사원을 가정해보자. 회사는 충북 오창산업 단지에 박혀 있고, 직원 몇백 명 규모에, 막 코스닥에 상장한 중소기업이라 ‘아내도 회사 이름을 잘 모르는’ 지경이었을 테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직원 수 3000여명에, 포항에 10만평의 이차전지 밸류체인 캠퍼스를 완성했다. 동네 어른조차도 "대박 난 회사라면서?"라고 알은체를 한다.
인지도와 명성만 올라간 건 아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대기업이라면 겨우 책임을 달 연차에 팀장을 맡게 된다. 연간 3회 특별상여, 평가급, 성과급 등 나날이 조건도 좋아진다. 무엇보다 자회사 상장 시 우리사주를 살 수 있는 조건도 마련된다. 어쩌면 진정한 위너는 에코프로 투자자가 아니라 초기에 진입한 직원들이 아닐까? 지금 잘나가는 기업보다 앞으로 쑥쑥 성장할 기업을 고르는 눈은 투자자뿐 아니라 취준생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성장성 높은 회사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강소 기업 200’,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청년 친화 강소기업’ 등도 참고할 만한 좋은 자료다. 다만 이들 기업 리스트에는 적게는 200곳, 많게는 1000곳이 포함돼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고르기엔 어려움이 많다.
압축된 리스트를 보려면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하는 ‘코스닥 라이징 스타’를 참고하자.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30여개 회사만을 선정하기 때문에 차별성과 신뢰도가 높다. 대개 30여곳 정도는 전년도 기업이 재선정된다. 따라서 3년 연속 선정됐다면 성장성과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3년 연속 ‘코스닥 라이징 스타’로 선정된 바 있다.
참고로 올해는 기존 33개사는 재선정, 8개사는 신규로 총 41개사가 선정됐다. 올해 기준 3년 연속 ‘코스닥 라이징 스타’에 선정된 기업은 알테오젠, 파마리서치 등 총 16개 기업이다. 10년 이상 선정돼 장기간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으로는 고영테크놀로지, 이오테크닉스, 제이브이엠 세 곳이다.
취준생이라면 직원 수 증가 여부도 확인하자. 단순한 직원 수는 회사 홈페이지, 취업 포털이나 나이스 기업정보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직원 수가 느는지 주는지 히스토리까지 보고 싶다면 월별 직원 수가 보이는 올댓컴퍼니도 권할 만하다. 가장 정확한 자료로는 전자공시시스템이 있다. 재무제표, 직원 수, 남녀직원 비율, 평균 임금 등의 자료를 10년 치 이상 볼 수 있어 기업의 ‘성장성’도 확인할 수 있다.
"누가 이렇게 공들여 취업할 기업을 고르냐고?" 높은 입사 경쟁률을 자랑하나 하락세인 회사와 유명도는 낮지만 매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가르려면 이 정도 수고야 필수 아니겠나.
이숙은 취업의 뼈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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