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소형원자로를 인공지능(AI) 구동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탈탄소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소형원자로는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은퇴 후 투자해 온 분야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MS는 최근 '원자력 기술 전문가'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냈다. 공고문은 MS 클라우드와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마이크로원자로(MR) 통합 기술을 이끄는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되는 원자력 기술 담당 수석 프로그램 관리자는 앞으로 "글로벌 SMR·MR 에너지 전략을 완성하고 실행할 책임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를 가동시키고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센터 구동에 들어가는 막대한 에너지를 앞으로 이들 소형원자로를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CNBC는 전했다. MS는 올 1월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기업에 100억달러를 투자한 뒤, 생성형 AI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핵분열·핵융합을 이용한 소형원자로는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기존의 대형 원전보다 설치하기가 쉽고, 누출 및 폭발 사고 등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이츠는 2008년 테라파워라는 SMR 업체를 설립해 '나트륨'이라는 원자로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나트륨 원자로는 열화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핵분열 원자로로, 냉각재로 물이 아닌 끓는점이 높은 액체 나트륨을 사용한다.
테라파워는 현재까지는 MS와 에너지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테라파워의 원자로 개발 추진 상황에 따라 앞으로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앞서 지난 5월에는 핵융합 스타트업인 헬리온과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통해 매년 최소 50MW(메가와트)의 전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헬리온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투자한 스타트업으로 내년까지 핵융합 발전을 시연할 수 있는 견본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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