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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없이 수소 만드는 '수전해'…수소경제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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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수소경제]
전기로 물 분해 수소·산소 분리
선진국 기술 격차 극복 과제
사업 속도내는 국내 기업들

지구상에서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99%는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진, 일명 회색(그레이) 수소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4)가스를 700℃의 고온에서 물과 반응시켜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만들고, 이 일산화탄소를 다시 물과 반응시켜 추가적인 수소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석유화학이나 제철 공정에서 부가적으로 나오는 가스를 정제해서 얻는 부생수소도 있다. 여기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를 포집·저장하면 청색(블루) 수소가 된다. 회색 수소보다 친환경적이지만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탄소배출 없이 수소 만드는 '수전해'…수소경제 앞당긴다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 수소충전소(수소 생산+충전시설)에서 국내 첫 블루수소화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된 이 시설은 성주 수소충전소에서 천연가스를 활용해 1t의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되는 8t 상당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상태로 저장·공급해준다. 2023.4.27 [창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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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가 명실상부한 청정미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위해서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녹색(그린) 수소 생산이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한데 신재생에너지와 수전해 기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둘 다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지고 있다. 지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신재생에너지는 국내 여건상 발전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나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해외에서 수소를 만들어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수전해는 기술 개발을 통해 선진국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서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기술인 수전해는, 수소와 산소로 전기와 물을 만드는 연료전지의 정반대 기술이다. 전해질에 따라 알칼리 수전해와 고분자 전해질막(PEM) 수전해 방식이 곧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 평가받는다.


알칼리 수전해는 192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된 오래되고 안정적인 기술이다. 고가의 희귀금속을 쓰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효율이 낮다. PEM 수전해는 순도 높은 수소를 생산할 수 있지만, 핵심 소재인 이리듐의 수급이 부담이다.


이리듐은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에 많이 쓰이는데 최근 TV나 스마트폰용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연간 채굴량은 대략 8t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이리듐 가격이 2021년에만 6배나 뛰었다. PEM 수전해 설비를 확대하려면 이리듐을 대체할 소재가 필요한데 아직 연구 중인 단계다.


탄소배출 없이 수소 만드는 '수전해'…수소경제 앞당긴다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이 수전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PEM 방식인 양성자 교환막 기반 수전해 시스템을 하반기에 사업화할 계획이다. 지난 7월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수소를 생산해 바로 수소차에 충전할 수 있는 제조식(On-site) 수소충전소를 운영, 검증하는 과제를 승인받았다.


선박평형수 전기분해 처리장치 세계 1위 기업인 테크로스도 알카라인 방식의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권경안 테크로스 연구소장은 지난 23일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바닷물 전기분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극이나 분리막 등 핵심 장비 개발,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연내 해상풍력과 접목할 수 있는 해양 수전해 설비에 대한 실증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SK E&S는 미국 수소 전문기업인 플러그파워와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를 통해 수전해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플러그파워는 미국 지게차용 연료전지 시장점유율 95%를 점유한 기업으로, 수전해 전해조 설비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 E&S는 지난 19일 한국남부발전과 녹색 수소 사업과 혼합연소(혼소)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알칼리, PEM방식이 저온에서 이뤄지는 데 반해 고온 수전해 방식도 있다. 원자력발전을 활용해서 수소를 만드는 분홍(핑크)수소다. 정부는 국책 연구과제로 원전 연계 수소생산 플랜트를 설계, 내년 10MW급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 실증에 이어 2027년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탄소배출 없이 수소 만드는 '수전해'…수소경제 앞당긴다 SK E&S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1MW급 고분자전해질막(PEM) 방식 수전해 설비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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