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월 주차료 4만원?"…서울 한복판에 이런 횡재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05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우리동네 꿀팁-민간건축물 부설주차장
중구, 신라호텔·동국대 주차장 확보해 개방
족발메카에 준공한 신세계 연수원 주차장도

"월 주차료 4만원?"…서울 한복판에 이런 횡재가 자치구들은 민간건축물 부설주차장과 공공개방형 주차장 등 다양한 형태의 주차장 확보 사업을 펼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AD

오래된 다가구나 다세대주택(빌라)에 사는 주민들이라면 으레 겪는 주차난. 도심이라면 더욱 대책이 없다. 그렇다고 월 20만원이 넘는 민간 주차장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업무시설이 많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는 이마저도 구하기 어렵다. 중구 상가주택에 세 들어 사는 임현식(51·가명)씨도 이런 경우다. 그나마 저렴한 곳은 기계식 주차장이 대부분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아 선택의 폭이 더 좁다.


충무로역 부근에서 하이파킹이 운영하는 남산스퀘어 빌딩 주차장과 카카오T가 위탁운영 하는 동국대 충무로영상센터 주차장도 알아봤지만, 돈을 준다고 해서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남산스퀘어 주차장은 25만원이 넘는 월 주차라도 입주 직원들에 한해서만 신청을 받고, 충무로영상센터 주차장은 기약 없는 대기를 타야 한다.


이런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공영주차장을 짓거나 자투리땅을 확보해 주차공간을 조성하지만 도심에서 부지 확보는 쉽지 않다.

비싼 민간주차장 대신…주차장 배정은 선착순이 아니‥

단독·다세대·다가구 주택 담장을 허물어 주차공간을 만드는 ‘내집주차장 조성사업’을 활발히 하는 곳도 있다. 강서구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1964면(1236가구)을 확보했다. 주차장 1면당 900만원의 공사비를 지원하고, 같은 장소에서 1면이 추가되면 공사비 150만원을 추가해 준다. 현재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19년 동안 관련 예산만 130억원 정도를 썼다.


도심이라 업무시설이 많은 중구에서는 ‘민간건축물 부설주차장’을 운영해 주민 서비스를 한다. 2021년 10월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주차장(개방 70면)을 시작으로 광희동 두산타워(40면), 신라호텔(30면), 필동 동국대 부설주차장(100면), 회현동 서울역사(30면) 등 지난 5월까지 1년 8개월 동안 총 12곳, 370면을 확보했다.


중구는 건물주에게는 주차장 1면당 월 11만원에 빌린다. 이를 다시 중구민에게 빌려줄 때는 월 4만원만 받는다. 부설주차장은 예산 지원 근거가 있기에 1면당 월 7만원씩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 규모와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마포구와 성동구 등 다른 곳에도 부설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배정이 선착순은 아니다. 지역에서 거주한 기간과 과거 다른 공영주차장 배정 이력, 경차인지 저공해 차량인지 여부, 국가유공자·장애인에 해당하는 지 여부 등 거주자우선주차장 배정 기준에 따라 점수를 산정해 고득점자에게 1년 단위로 자리를 준다. 중구청 주차관리과 직원들은 관내 민간 부설주차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유휴주차면 현황을 파악하고, 건물주와 논의해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주차장을 확보한다. 24시간 운영하는 조건이어야 하기 때문에 건물주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게 해당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업이 가능한 건 2020년 주차장법 제19조 신설 조항이 생겼기 때문이다. 같은 해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가 개정되면서 외부개방 민간 부설주차장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월 주차료 4만원?"…서울 한복판에 이런 횡재가
장충동 신세계 도심연수원엔 월 7만원 공공개방형 주차장

중구는 최근 신세계그룹이 ‘족발메카’인 장충동에 준공한 신세계 도심연수원(신세계 남산) 지하 3층 주차장 45면을 주민용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신세계와 협약을 맺었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가까운 이 연수원은 신세계가 신세계건설 사옥과 주변 족발집을 사들여 지하 5층~지상 6층 규모(연면적 2만8886㎡)로 지었다.


중구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월 7만 원만 부담하면 올 10월부터 1년 동안 24시간 해당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렸다. 중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공단 홈페이지에서 신청받았는데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 주차장 이용 주민은 거주자우선주차 배정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 고득점순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이 주차장 확보로 단독·다가구와 상가주택이 밀집한 장충동과 다산동 일부 지역 주차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차장 이용료가 월 7만원인 것은 민간 부설주차장과는 다른 설치 근거로 예산 지원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신세계 남산 주차장은 '공공개방형 주차장’인데, 중구가 과거 이 건물의 건축심의 허가 조건으로 주민편의 시설을 제공하도록 조건을 달았고, 그 결과물로 공공개방형 주차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공공개방형 주차장은 공영주차장 수준의 주차료를 받게 돼 있고, 공영주차장은 급지별로 주차요금이 다르다.


민간 부설주차장이건 공공개방형이건 주민들 입장에서는 집 주변 '횡재 주차장'을 찾아서 좋고, 자치구 입장에선 효율적으로 주차장을 확보해 대민 서비스를 향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해당 지역의 건물주나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전적 대가를 받지만, 지역사회 상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구로 출퇴근하는 타 구민은? 민간 부설주차장에서 미달이 발생할 경우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