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상하이서 클럽 서비스 오픈
연회비 최저 2600만원
中 경기 회복 부진에도, 명품 시장은 호황
영국 런던의 최고급 백화점인 해롯 백화점이 중국 상하이에서 부유층을 겨냥한 전용 서비스를 내놓는다. 중국 경기 회복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상위 1%인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롯 백화점은 올해 연말부터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센트럴 상하이 헤리티지 빌딩에서 '더 레지던스'란 이름의 클럽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연간 최저 15만 위안(약 2600만원) 이상의 회비를 내야 한다. 회원 수도 총 250명으로 제한된다. 이마저도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다.
더 레지던스 클럽 회원으로 가입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겐 프리미엄 여행 옵션과 부동산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회원들은 상하이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영국 유명 셰프인 고든 램지의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해롯 백화점이 영국 스코틀랜드 위스키 회사 에드링턴 그룹과 협력해 제공하는 희귀 주류를 경험하고, 글로벌 컨시어지(호텔식 맞춤) 서비스도 누릴 수 있게 된다.
마이클 워드 해롯 백화점 전무는 "중국엔 정말 훌륭한 고객들이 있다"며 "우리는 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이전처럼 부를 과시하길 원하지 않는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해롯 백화점이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선보이는 건 중국 소비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구매력 있는 명품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인 PwC에 따르면 중국은 3254억 달러(약 410조원) 규모인 글로벌 명품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해롯 백화점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6%에 달했다.
특히 그간 해외에서 많은 돈을 쓴 중국 부유층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 이후 자국 내에서 주로 소비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도 중국 본토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홍콩 내 인력 등 자원을 중국 본토로 이전했고, 에르메스는 중국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인 마이테레사 역시 지난해 상하이에 아시아 첫 사무소를 열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중국 경기 회복세 부진과는 동떨어져 더욱 주목된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해 7%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다.
워드 전무는 "해롯은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우리가 (대중적인) 중간 시장에 있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의 부가 커질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최고 중의 최고와의 관계에 계속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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