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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사각 놓인 'PA간호사' 개선 논의 첫발 뗐지만…갈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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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로 불리는 진료지원인력 제도 개선을 위한 민·관 협의체가 첫 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현행 의료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PA간호사의 처우 개선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의료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PA 간호사 문제 해결을 위한 '진료지원인력 개선 협의체'를 구성하고 29일 오전 첫 회의를 개최했다. 협의체는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과 오태윤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대한간호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병원간호사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유관 단체와 학계를 비롯해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등으로 구성됐다.


의료법 사각 놓인 'PA간호사' 개선 논의 첫발 뗐지만…갈등 예고 지난달 10일 PA간호사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본연의 업무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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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만명가량으로 추정되는 PA간호사는 간호사임에도 일부 수술에 참여하거나 의사 대신 일부 처방을 대신하는 등 현행 의료법상 위법 소지가 있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의료법상 규정돼 있지 않은 직종이지만, 대다수 대학병원 등에 존재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나 장기화한 인력 부족과 수도권 병상 집중 등이 맞물려 현장 활용도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PA간호사들은 법적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간호법 사태가 불거졌을 때 PA간호사들은 "간호사는 누구나 본인의 면허 범위 내 업무를 정정당당하고 하고 싶으며, 전공의 대체 업무를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PA간호사 관련 논의는 지난 4월 복지부가 '간호인력 종합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PA간호사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듣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 밝혀 다시금 공론의 장에 올라왔다. 복지부는 2021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3차례에 걸친 정책연구를 통해 현장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PA간호사 관리체계(가이드라인안)를 마련해 8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기도 했다.


의료법 사각 놓인 'PA간호사' 개선 논의 첫발 뗐지만…갈등 예고 지난 4월25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이번에 구성된 협의체는 PA간호사 제도 개선을 위한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 협의체는 앞으로 현행 의료법 체계 내에서 환자 안전 강화, 서비스 질 향상, 팀 단위 서비스 제공 체계 정립, 책임소재 명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과학적 근거 및 현장 기반 논의를 위해 진료지원인력, 임상의사, 전공의, 의료기관장 등을 대상으로 집단심층면접(FGI)을 병행 실시한다. 앞으로 매월 1~2차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도출한다는 방침도 전했다. 민간 측 공동위원장을 맡은 오태윤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PA라고 불리는 진료지원인력이 활용돼 왔는데, 이는 필수 중증의료 분야에서의 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폭넓은 검토와 논의를 통해 의료 질 향상과 환자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논의의 변수로 꼽힌다. 대한의사협회는 일찍이 이번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의협은 "무면허 진료보조인력의 양성은 의사와 간호사 간 협력의 근본을 뒤흔들어 의료인 간의 신뢰 관계를 훼손시킨다"면서 "의료법상 별도의 면허 범위가 정의되지 않고 있는 진료보조인력으로서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의료행위 영역은 허용될 수 없으며, 의사의 지시와 감독하에 임상전담간호사가 진료보조인력의 면허 범위 내에서 기본적인 수준의 진료보조행위를 실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관련 논의를 더는 늦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측 공동위원장인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료법 체계 내에서 진료지원인력에 대한 적절한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보건의료인력의 효율적인 활용과 함께 환자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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