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부실 연말 3조원까지 급증"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이 올해 말 3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은행산업 전체의 손실 흡수 능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되지만, NPL 비율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권은 거시 변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국내은행 가계대출 리스크 예측'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중 NPL 비율과 거시 변수들의 계량 모델을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 올해 NPL 비율을 예측했다.

그 결과 가계대출 NPL 비율은 지난해 4분기 0.18%에서 올해 말 0.3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 가계여신이 지난해 말 1조7000억원에서 올해 말 3조원까지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업의 손실 흡수 능력이 충분할 것으로 봤다. 국내 은행 자기자본이 지난해 말 기준 279조원이고, 당기순이익도 18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만 2012년 이후 떨어지던 NPL 비율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이므로 어느 정도의 기간·수준까지 진행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권은 거시 변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NPL 비율 변화도 예의주시하는 한편 가계대출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010년 이후 2022년까지 연평균 6.8%로 급증해 왔다. 금융당국은 2021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마련했고, 지난해 가계부채는 증가세를 멈췄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100%를 웃돌고 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