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진 긴급상황 대비 조종사 2명 필수
미군서 지난해 헬기 자율비행 시험 성공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대형 항공기 제조업체 인 보잉사의 데이비드 칼훈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민간 항공기에도 완전 자율비행기술이 도입될 것이라 밝히면서 향후 항공기 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미군을 중심으로 연구 중인 완전 자율비행기술은 지난해 전투용 헬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하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칼훈 CEO는 이날 워싱턴DC 에버렛 소재 보잉사 공장에서 열린 마지막 보잉747 인도식에 참석했다. 이날 인도식은 보잉사가 미국의 화물·리스 전문 항공사인 아틀라스 에어에 747-8 모델을 인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잉747의 생산라인을 모두 폐쇄해 보잉747이 현역 여객기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것을 기념해서 열렸다.
칼훈 CEO는 향후 민간 항공기들은 조만간 자율비행기술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새로운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군용으로 개발 중인 자율비행기술이 민간 항공기에 도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결국 모든 항공기에 자율비행기술이 도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이런 기술들이 상용화될 수 있고 증명해야한다"며 "이런 종류의 기술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잉사 뿐만 아니라 에어버스 및 각 민간 항공제조사들도 자율비행기술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렇지면 아직까지 자율비행기술은 미군이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켄터키주 포트 캠벨 육군 기지 활주로에서 자율비행시스템인 '앨리아스(ALIAS)' 프로그램이 장착된 UH-60A 블랙호크 헬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해당 헬기는 30분간 자율비행하며 주어진 과제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군용 및 민간항공기 조종석에는 필수적으로 2인의 조종사가 탑승해야한다. 항공기에는 자동조종장치(automatic pilot system)가 탑재돼있지만, 해당 장치는 조종사가 모든 코스와 변수를 조정해 입력해야하고 갑작스런 돌발변수에는 직접 수동조정을 해야한다. 그러나 완전 자율비행시스템은 인공지능(AI)이 스스로 각 상황에 맞춰 판단하며,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완전 자율비행시스템이 안전성까지 겸비해 상용화 될 경우, 항공기 제작은 물론 항공업계 전반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항공기 조종사를 육성,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감축되면서 운임료도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위스 UBS은행에 따르면 현재 가용 중인 항공기 약 4만여대에서 필수 인력인 조종사 2명이 감축될 경우, 항공사들은 연간 300억달러(약 37조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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