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대량생산 가능성 낮다는 분석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애플이 애플워치 최고사양 모델(울트라) 디스플레이를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로 변경하고 자체생산을 고려 중이다.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해온 한국 기업들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2024년부터 애플워치 신모델에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로 LED는 OLED와 비교할 때 원가구조가 크게 열위에 있어 모바일에만 탑재해도 스마트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지만 밝은 화면 구현으로 야외 시인성이 뛰어나고, 제품신뢰성과 소비전력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블룸버그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의존도가 각각 36%, 6.6%인 만큼 애플이 자체 설계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핵심부품을 자체개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4년 스타트업 럭스뷰를 인수한 이후 마이크로 LED 개발에 힘써 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애플워치 울트라 모델에 자체개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먼저 적용한 후 향후 적용 대상을 아이폰, 애이패드 등 다른 애플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아이폰14의 경우 70%에 달하는 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가, 20% 가량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해온 만큼 향후 아이폰에까지 자체 개발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날 3% 가까이 하락한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1% 가량 하락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중소형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생산능력(capa)이 작은데다 아직 생산 보다는 기술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자체 대량 생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자체생산 디스플레이 탑재로 K디스플레이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은 불리한 상황이지만 당장 빠르게 진행되기에는 애플의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아이폰용 OLED 패널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고, 애플워치용 OLED 패널은 올해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당장의 영향은 없다"며 "또 애플이 애플워치에 탑재를 희망하는 마이크로 LED는 시계와 같은 2인치 미만의 소형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디스플레이여서 향후 수년간 애플은 디스플레이 패널 조달에 있어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한국업체의 의존도가 최소 60% 이상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애플이 당장 마이크로 LED 자체 생산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특히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설비를 갖춘 후 공장에서 생산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만큼 현실적으로 2024년부터 애플워치 신모델에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애플의 경우 한번도 부품, 완제품을 자체 생산해 본 경험이 없는 기업"이라며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차원이지, 직접 마이크로 LED 생산을 통해 애플 제품에 이를 적용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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