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보고서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본격적인 초고령화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에서 은퇴 후 제2의 삶을 위한 준비는 사실상 필수로 받아들여진다. 보통 은퇴 준비를 이야기하면 퇴직연금이나 자산관리와 같은 재무적인 대비책을 떠올리지만, 전문가들은 건강과 같은 비재무적 요인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대한민국 4050 직장인의 은퇴자신감 서베이’ 리포트에는 이 같은 내용이 잘 드러난다. 센터가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40~50대 직장인 2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건강이 은퇴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은퇴자신감은 은퇴 후 삶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한다. 센터는 설문조사에서 은퇴자신감을 0점부터 10점까지 척도화해 집계했다. 조사의 설문 문항은 근로소득과 같은 재무적인 요인과 건강, 정서 등 비재무적 요인으로 나눠서 구성됐다.
재무적 요인을 살펴본 결과, 순자산과 근로소득이 높을수록 은퇴자신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은퇴자신감이 높다는 응답이 많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비재무적 요소 중 건강이 은퇴자신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비재무적 요소로 꼽혔다는 것. 센터의 조사 결과 은퇴자신감 점수가 8점 이상으로 높을 때 본인 건강 상태에 자신감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다.
건강에 대한 우려는 은퇴자신감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으로도 꼽혔다. 은퇴 후 삶에 대한 자신감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문항에 ‘건강 우려’를 1순위로 꼽은 직장인은 37.3%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응답자들은 치매나 뇌혈관 질환처럼 뇌 건강과 관련된 질환을 가장 우려되는 질병으로 뽑았다. 전체 응답자 중 40.4%가 치매와 뇌혈관 질환을 선택했다. 뇌 질환이 고령층일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탓으로 보인다. 심혈관 질환(29.1%), 암(26.7%), 당뇨 및 기타(3.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건강 우려 여부에 따라 은퇴자신감이 크게 달라진다는 게 센터의 분석이다. 센터는 "재정적 요건과 무관하게 건강에 자신이 없다면 은퇴자신감 점수는 1점 이상 낮았다"며 "건강 우려 여부에 따라 은퇴자신감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일상에서부터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센터는 "건강 문제는 은퇴 후 삶의 질의 저하와 재무적 위험을 초래한다"며 "평소 건강관리 및 보험 대비를 통해 재무적, 비재무적 여건을 최대한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건강 문제 이외에도 원만한 가족관계와 같은 정서적 요인 역시 은퇴자신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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