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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병원 동행 '위드메이트'…"바쁜 보호자 위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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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병원 동행 서비스 '위드메이트'
암 완치자가 병원 동행 돕는 '메이트' 되기도
"웰빙에서 웰다잉까지 아우를 수 있는 회사 되고 싶다"

[인생3막 기업]병원 동행 '위드메이트'…"바쁜 보호자 위한 서비스" 지승배 위드메이트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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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장기요양등급을 받기 전 어르신들이 가족 외에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우리는 '병원 동행 서비스'를 생각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위드메이트'는 국내 최초로 병원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비응급 의료 동행'으로도 불리는 해당 서비스는 응급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으나, 의료 기관에 방문해 적절한 의료 조치를 받아야 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서비스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동행 인력인 '메이트'가 병원 출발·귀가 동행부터 병원에서의 접수·수납 등 행정 보조를 지원한다.


지승배 대표(44)가 처음 이 서비스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오랜 기간 투병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지 대표가 30대 초반이던 시절, 그의 아버지는 몸의 근육이 점점 없어지는 희귀병에 걸렸다. 희귀병이었기에 아버지의 정확한 병명조차 알 수 없었던 지 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대형병원을 전전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당시 직장생활과 간병을 병행하던 지 대표는 고된 일상에 지쳐 아버지의 통원을 도와줄 곳을 찾았지만, 그의 니즈를 충족할만한 서비스는 없었다. 여기서 지 대표는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2017년 위드메이트를 설립했다. 그의 아버지는 다행히 지 대표가 8년간 간병한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위드메이트가 제공하는 대표 서비스로는 '프로 서비스'와 '베이직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프로 서비스는 메이트가 환자의 자택에서 병원까지 동행하고 함께 병원 업무를 마친 뒤 다시 자택까지 동행해주는 서비스다. 베이직 서비스의 경우, 메이트가 병원 출발·귀가 시 동행해주지는 않지만, 병원 내에서 보호자 업무를 대신해준다. 지 대표는 "프로가 자택에서 시작해 자택에서 끝나는 서비스라면, 베이직은 병원에서 시작해 병원에서 끝나는 서비스"라며 "메이트는 진료 동행, 보호자 대행, 병원 행정 보조 등 전반적인 과정을 도와준다"고 말했다.


메이트는 주로 요양보호사·간호조무사·사회복지사 등 관련 자격증이 있는 이들로 구성된다.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메이트도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암을 이겨낸 완치자들이다. 암 완치자가 암을 겪는 환자와 병원에 동행하면서 이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셈이다. 위드메이트는 현재 국립암센터와 협업을 통해 병원 동행 서비스는 물론 암 환자 정서 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 대표는 "우리는 암 환자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암 투병 후 완치된 분들이 병원에 동행하며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용기를 내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병원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메이트들이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어르신들의 '안전'이다. 지 대표는 "본인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외부에 자신이 환자라는 것을 알리기 꺼려해 휠체어를 타지 않거나 지팡이를 짚지 않으려는 분들이 많다"며 "그렇기에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많이 신경 쓰고, 메이트들에게도 '낙상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메이트를 위한 매뉴얼도 따로 제작했다. 매뉴얼에는 병원 동행 서비스의 의미부터 어르신과 동행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지 대표는 "매뉴얼을 2017년부터 만들어왔다"며 "지금은 암센터 의료진과 함께 기존의 교육 매뉴얼을 조금 더 발전시켜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위드메이트가 웰빙부터 웰다잉까지 아우를 수 있는 회사가 되길 원했다. 그는 "우리는 투병의 가장 앞 단계에 있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고, 마지막 단계는 상조"라며 "투병의 시작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저희가 모두 케어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인생3막 기업]병원 동행 '위드메이트'…"바쁜 보호자 위한 서비스" 지승배 위드메이트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다음은 일문일답.


- 병원 동행 서비스를 고안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제가 30대 초반이었을 무렵 아버지께서 근육 관련 희귀병에 걸리셨다. 그때부터 8년간 간병했는데, 간병 기간 중 4년은 아버지의 병명을 찾기 위한 시간이었다. 정확한 병명을 알면 스케줄에 맞춰 병원을 나가면 되는데, 병명조차 모르니 병원을 많이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안 가본 병원이 없을 정도였다. 당시 어머니는 가게를 운영해야 했고, 누나는 결혼했다 보니 아들인 제가 간병을 주로 해야 했다.


- 병원 동행 서비스에 생소한 분들이 많다.


▲ 쉽게 말해 병원에 가야 하는 가족이 있을 때, 바쁜 보호자를 대신해 보호자의 역할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메이트들은 키오스크를 비롯한 병원 내 행정 업무를 보호자 대신해주고,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왜 길어지게 됐는지에 대한 진행 상황도 알려드린다. 이외에도 약 수령이나 환자들의 병원 내 이동 등을 도와준다.


- 병원 동행 서비스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 보통 자식이 질병에 관해 물어볼 때, 자신의 질병을 축소·은폐하는 부모가 많다. 나중에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자녀들이 질병에 대해 알게 된다. 우리는 진료와 치료 결과를 보호자에게 팩트로 전달하는 게 저희 서비스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환자가 약은 어떻게 먹어야 하고 지난번보다 검사 결과가 좋은지 나쁜지, 또 앞으로 어떤 치료를 시행할 예정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보호자에게 알려드리는 역할을 하는 거다. 그래야 부모님의 병이 더 커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


- '메이트'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일까.


▲ 우리는 메이트가 환자에게 어떤 행동을 해선 안 되는지에 대한 지침이 있다. 예를 들어 질병에 어떻게 걸리게 됐는지 묻는다거나 깊은 가정사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 친절도에서도 저희는 메이트분들께 '너무 깍듯한 서비스'는 아니라고 인지시킨다. 우리가 갑과 을의 관계에서 서비스해주는 것이 아닌 이모나 삼촌과 같이 병원에 간다는 느낌을 환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환자와의 '라포(rapport·친근감)' 형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 향후 목표는 어떻게 되는가.



▲ 단기적으로는 질병에 특화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지금은 병원 동행이 필요한 모든 분에게 범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예컨대 암 환자들을 위해 '암'이라는 질병에 특화된 메이트들을 많이 양성하는 식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웰빙에서 웰다잉까지 아우를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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