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백혈병 조혈모세포 이식 후 '폐 합병증' 원인 규명

서울성모병원 이혜진·조빈 교수
이식 전 낮은 폐기능
고용량 항암제 병용 투여
폐렴 등 합병증 발병 위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소아 백혈병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이식 후 '폐 합병증'이 발병하는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혜진·조빈 교수팀은 조혈모세포 이식 전 고용량 항암제를 투여받거나 폐 기능이 낮은 소아 환아는 이식 후 폐 합병증 발생 위험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소아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치료법 중 하나는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이식되더라도 이식 후 폐렴과 같은 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생존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만, 혈액암 종류·이식 형태·이식편대 숙주병·감염 등에 따라 원인이 다양해 예측하고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소아청소년 환자 617명을 대상으로 이식 과정에서 투여한 항암제 종류와 이식 전 폐기능이 이식 후 폐 합병증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식 전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투여하는 항암제 부설판(Busulfan)과 플루다라빈(Fludarabine)을 고용량으로 병용 투여한 환아는 이식 후 비감염성 폐 합병증 발생 위험이 1.99배 증가했다. 또 이식 전 폐의 공기주머니(폐포) 부피가 작은 환아가 이식 후 감염성 폐 합병증에 걸릴 위험은 2.88배, 비감염성 폐 합병증 발생 위험은 4.28배 높았다.

이 교수는 "소아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 발생하는 폐 합병증은 혈액암이 완치된 환자들에게서도 안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는 중요한 질환인 만큼 폐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환아를 예측하고, 조기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이식 및 세포치료학회(ASTCT)에서 출간하는 국제학술지 '이식 및 세포치료(Transplantation and Cellular Therapy)' 11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게재에 앞서 70개국 이상 소아 호흡기 분야 의사로 구성된 국제학술단체 CIPP에서 최우수 연구포스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