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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전성시대]④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약하는 오너일가 2·3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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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재무·기획파트서 경영수업 옛말
대표이사·주니어 심사역으로 근무
직접 발로 뛰며 투자처 물색
그룹 신사업 발굴 역할도
경영·투자 능력 시험대

편집자주시장 침체기 속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일반 벤처캐피탈(VC)에 밀리는 ‘2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어느새 벤처투자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시기에 모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계열사 지원을 받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다양한 출자자(LP)를 확보하며 펀드레이징 부담을 낮추고 있다. VC들이 보수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이며 투자 생태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CVC의 면면을 살펴보며 벤처투자시장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CVC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다양한 기업들의 오너일가 자녀들이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에는 그룹 재무·기획 파트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특정 사업부에서 실무 경력을 쌓은 뒤 임원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엔 투자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그룹 내에서 경영 승계 절차를 밟아가는 기존 방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룹 계열 또는 외부 독립계 VC 등 다양한 투자사에서 벤처 투자 활동을 하면서 인사이트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 유학 등을 통해 확보한 개인 네트워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러 오너들이 기존 산업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신사업을 외치고 있다. 일찍이 자녀들에게 신사업 DNA를 심은 뒤 경영권을 넘기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투자사가 승계 도구로 쓰일 가능성과 함께 자녀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를 기록할 경우 승계 자금도 일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은 2개의 CVC를 보유 중이다. GS벤처스는 미래에셋과 UBS에서 투자와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한 허준녕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때 허씨라는 점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외부 인사다. 반면 GS퓨처스 수장 허태홍 대표는 허태수 GS그룹 회장 바로 위 형인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그는 스위스 에이글롱칼리지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졸업한 뒤 GS홈쇼핑 벤처투자팀 매니저 등을 거치며 7년간 벤처 투자 실무 경력을 쌓았다. 최근엔 GS그룹 사업 방향성을 고려해 미국 소재·부품기업 ‘보스턴머티리얼즈(Boston Materials)’에 베팅했다. 꾸준히 투자하며 경영 능력을 키우고 있다.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 장남 홍정환씨는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을 맡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씨와 결혼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유아용 콘텐츠 핑크퐁 아기상어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다양한 산업을 들여다보며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CVC 전성시대]④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약하는 오너일가 2·3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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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부사장은 2018년부터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다. 꾸준히 벤처투자 시장에서 활약했다. 지난해부턴 VC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투자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살피고 있다.


주니어급 투자심사역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장남 박준범씨는 미래에셋벤처투자 투자심사역으로 근무 중이다. 채정훈 미래에셋벤처투자 부사장이 이끄는 벤처투자1본부 소속이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핵심 계열사가 아닌 벤처캐피탈(VC)에서 첫발을 뗐다.


국내 1세대 벤처 성공 신화를 이뤄낸 박성찬 다날 회장 아들 박혁진씨는 라구나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심사역으로 근무 중이다. 박 심사역은 버클리음대 음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S PE 대체투자팀을 거친 뒤 라구나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 ‘나만의닥터’ 운영사 메라키플레이스에 투자했다.


서울반도체 창업자 이정훈 대표의 아들 이민호씨는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가 각각 자본금의 55%, 45%를 출자해 설립한 VC 서울경영파트너스에 합류했다. 이 심사역은 미국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2009년 서울반도체의 재무·회계 그룹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전략실 등을 거쳤고 최근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거듭났다.


LX홀딩스 구본준 회장의 차녀 구연제씨도 심사역으로 뛰고 있다. 그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공연예술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범 LG가로 분류되는 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 생활을 마친 뒤 마젤란기술투자에 팀장으로 합류했다. 주로 콘텐츠, 리테일,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집중한다. 현재 LX홀딩스는 CVC 설립을 준비 중이다.


투자사 외 투자 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의 아들 이승훈씨는 투자사업팀 과장으로 근무하며 프롭테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은 그룹 신사업 전문 계열사 섹타나인에 합류해 퀵커머스, 메타버스 분야 투자에 나섰다. 이 밖에 다양한 오너일가 자녀들이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오너일가 자녀와 함께 근무하는 심사역은 “업계에 소문이 나면서 조심스러워하는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며 “이미 다양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딜을 만들어 가기에 좋은 파트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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