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전일 대비 3.47%↓
아직 일일 기준 변동성은 높아
中원유 수요 확대 분석에 공급 감소 전망까지
내년 1분기 수요 우위 분석, 투자기 도래 예측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를 기점으로 유가가 방향성을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확대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방역 완화로 중국 경기가 되살아날 경우 수급이 빠듯해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부텍사스유(WTI)는 3.47% 하락한 85.9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26일 강달러와 경기 침체 우려로 76.71달러까지 빠진 것과 비교하면 약 11% 상승했지만, 아직 하루 기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전 거래일인 11일엔 달러 약세와 중국의 방역 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2% 넘게 뛰었지만 확실한 상승 모멘텀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추세적인 상승세가 포착되고 있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유가 투자의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이자 최대 수입국인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기조가 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연결되어 원유 수요 확대를 끌어낼 것이란 분석에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제로코로나 정책 불확실성이 유가 변동성을 확대할 순 있겠지만, 내년 1분기까지 석유는 공급부족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의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비중 확대를 권하며 가격 예상 범위는 80~120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인 EIA가 낸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와 4분기엔 초과 공급 수준이 이어지겠지만, 내년 1분기엔 119만 배럴 규모로 원유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말고도 유가를 밀어 올릴만한 요인은 더 있다. 전 세계 석유 공급은 오히려 더 줄어들 것이란 점이다. 석유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OPEC+(사우디,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는 수요 감소를 고려해 지난 10월부터 감산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200만배럴 규모의 대대적인 감산이 이뤄지고 있다. 협의체가 배럴당 100달러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추가 감산에 대한 우려도 크다. OPEC 전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하루 원유 수요 증가량을 250만배럴로 추정, 수요 전망치를 더 낮게 추정하기도 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에서 등락을 보여 12월 중 추가 감산을 발표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는 있지만, OPEC의 감산은 타이트한 수급 여건을 지지하는 요인인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더 추운 겨울도 유가 상승 요인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연초 이후 50% 가까이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황병진 연구원은 “천연가스와 석탄 대체 수요가 확대되는 난방 시즌에 진입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 반영된다고 하더라도 둔화 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상승에 베팅한다면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 등 ETP상품으로 접근해볼 만하다. 'KODEX WTI 원유선물' 원유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ETF로 S&P에서 산출한 원유 관련 지수(Crude Oil Index)를 추종하고 있다. 아울러 ETF 대비 추적오차가 낮은 '신한 WTI 원유 선물 ETN', 'TRUE 블룸버그 WTI 원유 선물 ETN', 'QV 블룸버그 WTI 원유 선물 ETN' 등 ETN 상품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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