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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 약세 반갑다” 환호하는 英 스카치위스키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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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수출량 지난 1년 사이 10.5% 늘어
보리 등 위스키 재료 영국산이라 유리 … 고금리, 에너지 비용 상승은 악재

“파운드화 약세 반갑다” 환호하는 英 스카치위스키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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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경제 악화로 영국 전역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웃고 있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스카치위스키 업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의 스카치위스키 제조업체들이 파운드화 약세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이 됐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Brexit),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리즈 트러스 총리의 사임으로 이어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감세 정책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스카치위스키 제조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 파운드화 약세로 스카치위스키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덕분에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영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 수출량은 지난 2년 동안 증가했으며, 특히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2개월간의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지난달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03달러로 추락했으며 현재 1.12달러 내외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파운드화 약세 외에도 스카치위스키 업계의 호황 이유는 또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카치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역시 업계 활황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스카치위스키협회(Scotch Whisky Association)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의 약 90%가 수출되는데, 가장 큰 시장은 미국으로 지난해 거의 11억달러(약 1조5818억원)어치를 수입했다. 또한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NYT는 영국의 다른 수출업체들보다 유독 스카치위스키 업체가 더 큰 환율 혜택을 보게 된 이유는 생산 과정에서 수입품 의존도가 낮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보리와 같은 위스키의 재료는 대부분 영국 내에서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 비용 상승으로부터 자유롭다. 이와 달리 수입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같은 다른 영국 기업은 파운드화 약세로 인한 반사이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스카치위스키 업계의 호황을 계속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도 존재한다. 위스키를 숙성시켜 판매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몇 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일부 위스키 생산자들은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의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르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역시 증류소에 악영향을 미친다. 보리를 발아시키고 건조하는 위스키 제조는 석탄을 사용하는 등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인데, 지난 8월 스카치위스키협회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증류소 중 3분의 1가량이 에너지 비용 지출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답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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