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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탈중국]②거세지는 '자원 보호주의'…자원국 국유화에 발목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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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리튬 매장량 절반 이상 보유
자원 국유화…생산·유통 장악

환경문제·자원안보 명목
국제 가격 급등 우려 커져
전기차 가격 인상 불가피

편집자주배터리 업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시행이 불과 4개월 남짓 남으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간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해온 중국의 대안을 찾아낼 길이 요원하다는 점 때문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외 지역에서 여러 공급망을 확보해뒀지만, 물량 수급이나 가격 변동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위험요인이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탈중국을 향한 세계적 흐름이 거세질 지, 현실적 한계를 감안한 미국이 한발 물러설 지 안갯속인 상황에서 미·중의 공급망 새판짜기를 맞닥뜨린 국내 배터리 업계가 직면한 위기와 해법을 짚어본다.

[배터리 탈중국]②거세지는 '자원 보호주의'…자원국 국유화에 발목잡히나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된 리튬.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은 '하얀 석유'로도 불린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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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전 세계 리튬 매장량 절반 이상을 보유한 남미에서 '리튬 보호주의'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치솟고 있는 리튬 국제가격은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정부의 시장 통제로 인해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나 완성차 업체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이 늘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리튬 삼각지대'인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가 자원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칠레 좌파정권은 "과거 자원 민영화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리튬을 개발하고 생산량을 통제할 국영기업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칠레 제헌의회는 '구리, 리튬, 기타 전략자산의 국유화와 새로운 사회·환경 경영'을 위한 발의안을 통과시켰으며, 다음달 국민투표에서 이 같은 내용의 헌법개정안 가결 여부가 결정된다. 가결되면 칠레의 환경규정과 원주민의 권리가 강화된다.


세계 최대 염호를 보유한 볼리비아는 2008년 좌파정권 시절 리튬 산업을 국유화했다. 당시 정부는 리튬이 자국 내 전체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극빈층을 구제할 것이라며 국영기업을 설립했다. 볼리비아의 리튬 공장은 자체 기술로 2013년 가동을 시작했으나, 현재 생산량은 극히 소량일 뿐이다.


자본집약적인 성격을 띠는 리튬 생산 사업은 상당한 기술 투자가 필요하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약 400만원)로 빈국인 볼리비아는 자체 기술이나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채 리튬 사업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나마 아르헨티나 정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열악한 재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리튬 개발에 대한 민간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운영 중인 리튬 광산은 2개에 불과하다.


국유화 추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리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다. 남미에선 리튬이 녹아있는 거대한 염호에서 소금물을 뽑아 1~2년간 햇볕에 말려 리튬을 추출한다. 원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염호 인근 지대 물 부족으로 식수난에 처하고, 소금물로 농작 피해가 발생한다고 호소한다.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야디는 올 초 칠레 리튬 광산을 개발하는 계약을 따냈지만, 원주민의 식수난 항의에 지난 6월 현지 법원으로부터 계약 무효 통보를 받았다.


리튬 채굴로 인해 원주민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국유화 배경으로 거론된다. 기술과 인프라가 요구되는 리튬 채굴은 통상 독일·미국 등의 리튬 생산 전문 기업이 맡아서 하는데, 이들이 리튬을 캐서 얻는 수익만큼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것이다.


[배터리 탈중국]②거세지는 '자원 보호주의'…자원국 국유화에 발목잡히나 볼리비아 유우니 소금호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들 3개국 정부의 배터리 소재 생산과 유통 장악 시도에 국제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오르면 이미 비싼 전기차 가격이 더 높아져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


앞서 미국 테슬라는 원자재 가격 상승 분을 고객에게 전가하기 위해 올해 초 전기차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기노시타 도시히데 SMBC 닛코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본 교도통신에 "리튬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 전기차 가격을 30%정도 인상해야 할 것"이라며 "전기차 대중화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리튬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리튬 수요는 지난해 약 60만t에서 2030년 190만t으로 100만t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자금력이 있는 리튬 회사들도 공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너무 느리게 확장되고 있어 갈수록 공급 부족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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