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황혼'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사회가 초(超)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데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만큼 '과도기' 현상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인 차원에선 사회보장 확대를 통해 노인빈곤율을 낮춰야 하고, 개인적인 차원에선 적극적인 부채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관련기사> '빚더미 황혼'
"빚더미 황혼 향후 10년은 늘어날 것…사회안전망 갖춰야"
빚더미 황혼이 늘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노인 빈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지난 2020년 기준 38.9%대로 40%대 밑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인 13.5%(2019년 기준)의 3배에 육박한다.
유경원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파산자의 경우 실질적 적자가구인 소득 1분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1분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노령층 단독가구"라며 "한국은 현재 국민연금 등 국가차원의 사회보장제도가 본격화된 지 불과 한 세대가 온전히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베이비붐 세대가 온전히 국민연금 체계 안으로 편입될 때까지 앞으로 10~15년은 그 수혜를 받지 못하는 노년층의 파산·채무조정 사례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해결방안으론 "과도기엔 정부의 재정이전, 사회보장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노인빈곤율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중 최고 수준이긴 하나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초연금 제도가 재분배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역시 올해 출간한 저서 '격변과 균형'에서 노인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한시적 기초연금 인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컨대 기대여명과 재정 문제를 고려, 특정 시점에서 75세 이상인 빈곤노인에겐 10년 간의 특별연금을 추가하고, 65세 이상에겐 순서대로 10년씩 재정일자리와 특별연금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노후 다가올수록 부채 관리 철저해야
개인적 차원에선 퇴직 및 노후가 다가오는 중·장년층들의 경우 반드시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국면인 만큼 이자부담은 커지는 반면, 퇴직 후 근로소득 창출은 어려워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퇴직하기 전인 상황이라면 반드시 부채관리에 나서야 한다"면서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대환대출, 만기연장으로 상환 부담을 줄이기라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한 가난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명함이 없어지고 나면 금리인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퇴직 연령대를 앞둔 50세 전후 중·장년층의 경우 주택연금·사적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재산 신한 PWM여의도센터 PB팀장은 "자가를 보유한 경우엔 주택연금을 통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면서 연금 소득도 확보하는 방법도 검토 해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근로소득을 일정 부문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50세를 전후로 한 연령층은 연금보험 등 사적 연금을 통해 국민연금 수급 개시(만 65세) 전 안정적인 소득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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