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靑,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논란…백신수급 불안 지속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5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靑 '백신 안 급해' 발언한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野 "방역방해 전문가 발탁" "보은 인사" 비판
전문가 "질병청 의견 폭넓게 수용해야"

靑,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논란…백신수급 불안 지속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임면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청와대가 코로나19 방역을 전담하는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기 교수의 과거 발언과 이력이 조명되며 '전문성 논란' '코드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현재 방역을 총괄하는 질병관리청(질병청)과의 '업무 중복' 문제도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기 기획관 임명과 관련해 '방역의 전문성을 높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백신 물량 확보로 인한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백신 수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6일 개각에서 방역기획관 자리를 신설하고 기 교수를 임명했다. 그러나 기 교수가 과거 '백신 수급이 급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기 교수는 지난해 11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부가 백신 구입에서 여유를 가지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자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 구매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 다른 나라가 예방 접종을 먼저 해 (역작용 등의) 위험을 알려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화이자 백신을 계약해놨는데, 더 좋은 게 나오면 물릴 수 없게 된다", "백신 확보 문제는 정부가 잘못한 부분이 아니다" 등 백신 공급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방역을 교란했던 사람을 방역 핵심으로 세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기 교수를 방역기획관에 발탁한 것은 코로나19 방역을 포기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중국발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전 세계가 백신 확보에 나설 때 백신이 급하지 않다고 주장한 인물"이라며 "방역 방해 전문가를 방역기획관으로 발탁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靑,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논란…백신수급 불안 지속 아스트라제네카(AZ) 사의 코로나19 백신./사진=연합뉴스


일부 야당 의원은 기 기획관의 남편이 지난해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남 양산갑 후보로 출마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정치적 '보은' 성격이 담긴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에서 "기 교수의 남편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바 있다"며 "기 교수의 임명이 또 하나의 보은 인사에 지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기 교수는 그동안 전문가로서는 자질이 의심되는 발언을 이어왔고,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방역의 전문성 및 소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 기획관을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과 백신 업무를 동시에 맡아 온 기존의 사회정책비서관실에서 방역만 담당하는 비서관실을 따로 만들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 교수는 한 언론을 통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내가 방역을 주로 맡고, 백신은 담당자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미 방역 컨트롤타워로 자리하고 있는 질병관리청의 권한을 축소해 방역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준영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내고 "실무책임자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방역과 백신을 다 관리하는데, 그 위의 컨트롤타워에서는 2명이 지휘봉을 잡는다는 것인가. '방역 교란 기획관'의 탄생"이라며 "청와대는 그냥 친정권 인사를 위해 위인설관(爲人設官)했다고 고백하라"고 비난했다.


靑,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논란…백신수급 불안 지속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회관에 마랸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특히 시민들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백신 확보가 급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기 기획관 임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많은 국가가 백신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아닌가. 과거 발언이라고 해도 전문가로서 책임 있는 판단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데다 청와대는 뜬금없이 방역을 위한 기획관을 임명하고, 그 인물이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사람이라면 어떤 국민이 정부의 방역 정책에 신뢰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정부가 민간 전문가, 질병관리청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의견을 조율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기 기획관의 임명에 대해 "청와대에서 하고 싶어 하는 여러 방역의 정책들을 실현하는 데 합리화시키는 목적으로 기 교수를 임명했다면 걱정되는 부분"이라면서도 "기 교수가 민간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들을 수렴하고, 질병관리청이나 보건복지부가 방역하는 데 어려운 부분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민간전문가들이 원하는 역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과 관련해선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공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공급은 성공한 양산체계를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개발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며 "백신을 개발한 나라는 당연히 자국에 공급을 우선시한다. 우리나라만 백신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언제나 있다"고 진단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