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발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 고통 몰라…日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

'강제징용 왜곡' 산업유산정보센터 언급…"日 일면적인 역사관, 근래 한일 관계에도 현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이 한국에 준 고통을 돌아보고 역사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일본 언론이 논평했다.

도쿄신문은 11일 '역사의 그림자를 잊지 말자'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어느 나라의 역사에도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빛나는 것만 골라서 말하는 것이 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도쿄신문은 2015년 8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서 러·일 전쟁에 관해 "식민지 지배 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평가한 것을 언급했다. 신문은 "이 전쟁은 일본과 주변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면서 역사의 어두운 측면을 외면한 사례로 봤다. 러·일 전쟁은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 지배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도쿄신문은 "이와 같은 일면적인 역사관은 근래 한일 관계에서도 현저하다"면서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근대 산업시설을 소개하기 위해 최근 도쿄도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 내용이 물의를 빚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14세에 하시마(일명 군함도)에 강제 동원됐다가 이후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를 본 서정우 씨의 사례를 소개하고 "이런 다양한 기억 전체가 섬의 역사이며 가치"라고 했다.

도쿄신문은 "한일 사이에 뒤틀린 옛 징용공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고 하고 있다"면서 "법률이나 협정을 이유로 뿌리치기 전에 당시의 고통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물론 한국에도 과도한 반응이라고 생각되는 면이 있다"면서도 "일본이 우선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고 일본의 자성을 촉구했다.

도쿄신문은 또 "발을 밟은 사람은 발을 밟힌 사람의 아픔을 모른다고 한다. 전후 75년이 지나도 역사를 둘러싸고 또 상대의 발을 밟는 것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지 않은가. 멈춰 서서 생각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