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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성인입니다" 편의점 알바 눈물 닦아줄 모바일 성인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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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내 진상손님
'미성년자 담배 구매 손님'
바코드, 스캐너 찍으니 '성인' 인증
이통3사, 개인정보 보안기술 강화 필요

[르포]"성인입니다" 편의점 알바 눈물 닦아줄 모바일 성인인증 지난 23일 밤 10시경 찾은 합정역 인근 편의점 CU. 주류와 담배 구매를 위해 '패스' 앱을 통해 모바일 성인 인증 시스템을 구현하자 개인 식별용 바코드가 생겼다. 사진=차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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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2000년생이나 2001년생인 분들은 미성년자랑 구분이 힘든데 가끔 화를 내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젠 편의점 포스기가 '성인'이라고 알려주니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바일 성인 인증 시스템이 상용화된 이튿날인 23일 밤 서울 합정역 인근의 편의점 CU를 찾았다. CU는 지난 4월 이동통신 3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후 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지난 22일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편의점 한켠 냉장고에서 '청하' 한 병을 꺼내 들고 편의점 카운터로 향한 후 담배 한 갑도 함께 요청해 계산대에 올려놨다. 주민등록증 대신 이통 3사의 '패스(PASS)'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시하자 20대 초반 남자 아르바이트생인 유정훈(가명)씨는 뉴스와 편의점 포스기 사용법 안내를 사내 공지를 통해 봤다며 무릎을 쳤다. 스캐너로 제품 바코드를 스캔한 후 패스 앱 화면의 바코드를 스캔하자 포스기 화면에는 '성인입니다'라는 문구가 바로 떴다.


유씨는 "2001년생 등 막 성인이 된 분들은 미성년자와 구분하기 어렵다 보니 신분증 요구에 가끔 화를 내시거나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시는 경우가 있다"며 "마스크 착용시 주민등록증 얼굴과 대조를 위해 얼굴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하루 수백명의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 일일이 요청드리는 게 쉽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내 미성년자 구입 불가 상품에는 주류와 담배류, 부탄가스, 일부 특이 제형 콘돔 등이 있다.


[르포]"성인입니다" 편의점 알바 눈물 닦아줄 모바일 성인인증 패스 앱 화면 캡처

실제 편의점에서 청소년들의 주류·담배 구매는 리스크 요인이다. 청소년보호법상 현 2002년생 이하(만 19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담배나 술을 팔 경우 편의점주는 가짜 신분증으로 속인 경우여도 영업정지가 불가피했다. 다만,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다음달 1일부터는 담배소매인이 신분증 위조·변조, 도용, 폭행, 협박으로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했다가 적발된 경우 고의성이 없거나 사정이 인정돼 '불기소 처분'이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 영업정지 처분은 면제받을 수 있다. 실태를 반영한 조치다.


패스 앱은 운전면허증을 찍어서 인식해 등록하는 방식이었다. 시간은 1분 내외로 길게 걸리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사진상 알파벳 인식 오류 등 일부 인식 기술상의 오류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않아 관공서나 은행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 생체인식(지문) 후 30초 내 편의점 포스기 스캐너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명의를 빌려주기는 쉽지 않다. 다만, 개인정보 도용이나 해킹 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향후 이통 3사의 보안 기술이 핵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편의점업계는 서비스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GS25 역시 1개월 반의 시스템 점검을 거쳐 24일 도입한다.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도 내부 검토 중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가맹점주들도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바코드만 스캐너로 찍으면 돼 편리한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CU의 경우 차세대 포스기와 경찰청,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정보 자동 검증 시스템 등을 연계했다.



한편, 이번 편의점 적용 사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9월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임시 허용한 이후 9개월 만에 처음 실생활에 적용된 것이다. 향후 노래방이나 클럽 등 유흥시설 적용도 검토되고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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