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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변덕스런 '인천e음' 캐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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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가입자 89만명, 누적 결제액 1조 1000억원. 인천시 지역화폐 'e음카드(이음카드)'의 성적표다. 전국 지역화폐 발행액 1조 8000억원 중 인천e음 발행액이 7424억원으로 41.2%(올해 8월 기준)를 차지했다니 가히 폭발적인 인기다. 인천시는 전국 특·광역시 중 최고인 인천시의 역외소비율(다른 지역에서의 소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인천e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차장칼럼] 변덕스런 '인천e음' 캐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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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인천본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인천시민이 사용한 신용카드 액수 10조 7000억원 중 다른 지역에서의 소비 액수는 5조 6000억원(52.8%)으로, 세종 65.9%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서울(21.3%), 대구(44.3%), 부산(44.7%), 광주(45.5%), 울산(49.1%) 등의 역외소비율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인천시민이 타 지역에서 소비를 더 많이 하다 보니 인천의 소상공인·자영업 등 골목상권의 매출이 줄 수 밖에 없고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천e음은 몇 개월 만에 이러한 지역경제 상황을 확 바꿔놨다. 인천연구원이 인천e음 효과에 대해 분석한 결과, 올해 5~8월 역외소비의 창구역할을 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매출이 골목상권의 대표업종인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매출로 대체된 금액이 23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슈퍼마켓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감소에서 증가로 반전되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음카드 사용기간인 올해 5~6월 인천의 슈퍼마켓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4% 상승했다. 이음카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 수퍼마켓에선 사용이 안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소비자를 골목상권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e음이 성과를 낸 데는 기존 신용카드보다 훨씬 높은 캐시백 혜택이 주효했다.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사용자가 대부분 공무원 위주였으나 올해 4월부터 6% 캐시백이 지급되면서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초단체별로 2~5%의 캐시백을 더 얹어 주며 캐시백 혜택이 최대 결제액의 11%까지 뛰자 가입자와 결제액이 동시에 폭증했다.


그러나 이음카드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부유층에게 캐시백 혜택이 과다하게 지급되고 사행성 업종에서도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또 캐시백 지원에 따른 예산 부담도 커지면서 인천시는 8월부터 월 사용액이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캐시백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러더니 11월부터는 월 30만원까지만 결제액의 3%를 캐시백으로 주겠다며 요율을 또다시 축소했다.


그동안은 캐시백 혜택을 통해 사용자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으나, 이젠 인천e음이 어느정도 안착됐으니 재정부담을 고려해 캐시백 혜택을 슬그머니 낮추는 모양새다. 애초 이음카드를 도입하면서 재정상황 고려 없이 가입자 수를 늘리는데만 급급한 결과다.



이음카드 사용자 입장에선 줬다가 빼앗은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재정투입의 규모를 고려해 이음카드의 캐식백 요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인천시의 입장인데, 앞으로 이음카드 사용 추세 또한 지속가능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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