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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없이 초음파만으로 뇌질환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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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진, 저강도 초음파의 신경세포 신호 전달 강화 메커니즘 규명

수술 없이 초음파만으로 뇌질환 치료한다 별세포를 통한 저강도 초음파의 신경조절 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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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연구진에 의해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 없이 초음파만으로도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인지 교세포과학 그룹 이창준 단장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과 공동으로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만성통증, 뇌전증 등 뇌질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심부자극술은 금속 전극을 이용해 뇌 활동을 자극하거나 방해하는 시술로, 가령 도파민의 분비가 멈춰 발생하는 파킨슨 병의 경우 이를 통해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을 활성화시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뇌심부자극술은 금속 전극을 뇌 깊숙이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이 별세포의 기계수용칼슘채널 'TRPA1'에서 시작됨을 확인하고 비침습적 방식인 초음파 뇌자극술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기계수용칼슘채널은 세포막의 기계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채널이며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연구진은 저강도 초음파에 의해 별세포의 TRPA1이 활성화되면, 별세포로부터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돼 신경세포의 활성이 유도됨을 밝혀냈다. 저강도 초음파는 고강도 초음파와 달리 열이 발생하지 않아 치료 과정에서 열에 의한 조직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TRPA1이 있는 쥐와 TRPA1이 없는 쥐를 각각 준비한 후,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발화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TRPA1가 있는 경우 저강도 초음파에 의해 신경세포 발화가 증가한 반면, TRPA1가 없으면 신경세포 발화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별세포의 TRPA1이 저강도 초음파 센서 역할을 해 신경세포 발화가 일어나게 함을 분자 수준에서 증명한 것이다.



또 추가 실험에서 연구진은 저강도 초음파 뇌 자극술로 쥐의 꼬리 운동능력을 개선하는 데도 성공했다. 쥐의 꼬리 움직임을 유도하는 뇌 부분을 저강도 초음파로 자극한 결과 TRPA1이 있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TRPA1이 없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창준 단장은 "초음파의 센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각종 뇌질환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와 더불어 초음파유전학으로 발전시키는 후속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이날 온라인 게재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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