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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지하철서 졸아도 내릴 때 되면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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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지하철서 졸아도 내릴 때 되면 깬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잠들어도 내릴 정류소나 역을 지나치지 않고 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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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버스나 전철에서 잠들어도 내려야할 정류장이나 역을 지나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안내방송을 듣자마자 잠이 확 깬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파티 참석자들이 시끄러운 주변 소음 속에서도 대화 상대와의 이야기는 집중해 잘 알아듣는 현상을 일컬어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주위가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자신과 관련된 정보는 집중해서 잘 듣게 된다는 말입니다.


인간의 청각은 자신에게 필요없는 소리를 자동으로 걸러내는데, 주변 환경에 개의치 않고 자신에게 의미있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칵테일파티 효과는 1950년대 영국 런던대 콜린 체리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당시 항공관제사들은 1대의 확성기로 많은 조종사들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착륙을 앞둔 많은 비행기들과 그 비행기 조종사들의 목소리가 1대의 확성기로 전달돼 각 조종사들의 메시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항공관제사들은 그 많은 조종사들의 목소리 가운데 자신이 맡은 비행기 조종사의 목소리만 집중해서 듣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했는데 체리 교수는 이런 상황을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명명한 것입니다.


이런 칵테일파티 효과를 뇌 과학 측면에서 보다 정밀하게 분석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팀은 올해 초 수면 중에도 사람의 뇌는 의미있는 소리를 알아 들으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런 경향이 버스나 전철에서 자신이 내릴 정류장이나 역을 지나치지 않고 적절한 때 잠에서 깰 수 있게 해준다는 주장입니다.


연구팀은 수면 중인 사람이 복잡한 소리들이 들리는 환경에 노출됐을 때는 뇌가 수면을 취하는 데 가장 적절한 소리를 선호해 추적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뇌의 이런 습성은 사람이 안전한 환경에서 잠들고 적절한 때에 잠에서 깰 수 있게 해주는 메커니즘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잠들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버스나 전철에서 잠들 경우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과거의 연구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들었을 때보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때 더 쉽게 잠에서 깨어나는 등 수면 중 특정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실제 생활 환경은 한 가지 소리만 듣는 것이 아닌, 다양한 소리가 서로 겹쳐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양한 소리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낮밤을 가리지 않고 수면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버스나 전철에서 잠드는 경우가 그런 대표적인 경우이지요.


연구팀은 음향 특성이 매우 유사하지만 의미가 근본적으로 다른 두 개의 목소리에 동시에 노출된 다수의 참가자가 잠자는 동안 대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습니다. 하나는 대화 내용이나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을 담은 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프랑스어처럼 들리는 단어의 조합이지만 의미가 없는 소리였습니다.


관찰·분석한 결과 가벼운 수면 중에 참가자들은 의미를 갖는 메시지를 선호해 추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잠들어 의식이 없어도 뇌는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기록하고, 다양한 음향 소스를 분리하며 뇌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소리들을 선택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입니다.


다만, 연구팀은 이런 뇌의 능력은 일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낮은 주파수의 뇌파 활동이 나타나는 3~4단계의 수면인 '서파수면'이나 가벼운 잠이 들었을 때만 이 능력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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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버스나 전철에서도 깊은 잠에 빠졌어도 내려야 할 정류장이나 역이름을 듣고 순간적으로 깨어난다는 말입니다. 수면 5단계 중 3~4단계 서파수면 정도면 '단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내려야 할 정류장이나 역을 지나쳤다면, 안내방송을 듣고도 피곤해서 깨어나야 하는 현실을 외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의 뇌는 언제나 자신의 할 일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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