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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못한 사이’ 가족 범죄 잇따르는 위기의 한국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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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대상 범죄 8년간 25만여건…하루 평균 87건
살인범 350명 중 30% 넘는 111명은 가족 살해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지난해 살인죄로 기소된 10명 중 3명은 친족을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죄로 기소된 인원은 총 350명이며, 이중 친족살인이 31.7%에 달하는 11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나 조부모를 상대로 하는 존속살인의 경우 91건으로 2017년(47건)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살인이 아닌 전체 범죄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1~2018년 8년 간 친족을 대상으로 벌어진 범죄는 25만3996건으로 하루 평균 87건에 달했다. 동거 친족은 물론 기타 친족 간 벌어진 범죄 건수를 합한 것이다.


가족 범죄가 점점 증가세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14년 2만4322건에서 2015년에는 3만8839건으로 1.5배 이상 늘었고, 2016년(4만3916건)부터는 4만건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4만2145건이 가족 범죄였다. 이 중 가장 많이 발생한 범죄 유형은 폭력이었다. 8년 간 20만1540건이 발생해 전체의 79.3%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 공동체 해체가 가족범죄 급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산이나 사업 등 경제적 문제가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큰 관심을 모은 사망사건도 친족살인 사례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80대 여성 구모씨와 그의 큰아들 50대 심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심씨는 지체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시신에서는 둔기에 의한 외상 흔적이 발견됐다.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생활하던 모자를 살해한 용의자로는 둘째 아들이 지목됐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모자를 돌봐온 둘째 아들의 소재가 모자 사망한 이후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 피의자 신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파트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둘째 아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모자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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