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軍 참여하던 '쌍룡훈련' 4월부턴 한국군 단독 진행

국군이 보유한 공격형 헬기 '아파치'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매년 4월 초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돼온 '쌍룡훈련'이 올해 미군 병력과 장비 참여 없이 한국군 단독으로 진행된다. 이는 전날 한미 군당국이 '독수리 훈련(FE)'을 폐지하고 연대급 이상 훈련은 한미가 각자 시행하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다. 당초 우리 군은 미군의 일부 참여를 희망했지만 미군 측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군에 따르면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한미 해군과 해병대가 유사시 적 해안으로 침투해 상륙부대의 진로를 개척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일주일 가량 실시돼 왔다.

지난해 4월 진행된 쌍룡훈련에는 미 해군의 4만500t급 강습상륙함 와스프함(LHD-1)과 본험 리처드함(LHD-6)을 비롯해 스텔스 전투기 F-35B 6대 등 미군의 핵심 자산이 참가했다.

미군의 경우 격년으로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쌍룡훈련에 참가시켰지만 한국군 단독으로 진행되는 해에도 소규모 병력과 장비를 보냈다. 때문에 미군이 전혀 참가하지 않는 쌍룡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전반적인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ㆍ폐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한미는 전날 야외실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과 한미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KR)' 연습을 공식 종료했다.

합참 관계자는 "앞으로 연대급 이상 훈련은 한미가 각자 단독으로 시행하고, 대대급 이하 훈련은 한미연합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이로 인한 대비태세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연대급 이상 단독훈련 과정에서 연합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술토의나 ROC-Drill(작전개념예행연습) 등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군당국의 이 같은 결정에는 미국 측의 입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룡훈련의 경우에도 우리 군은 일부 미군의 참여를 원했지만 미국 측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훈련 비용 등을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을 꺼려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미 군당국이 대대급 이하 훈련을 각자 시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올해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와 맥스선더(Max Thunder), 쌍매훈련(Buddy Wing) 등도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