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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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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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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투자 업무를 오래 하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가 면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 체감하기 어렵겠지만 한국 주식시장이 세계나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생각보다 높다. 세계시장에 폭넓게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국시장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 중 하나인 브리지워터의 투자 내용을 보면 투자 비중이 크진 않아도 대부분 기간에 한국에 일정 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급락하던 지난해 4분기 코스피에 대한 투자 비중을 키운 바 있다.


면담을 요청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많은 기업이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주식시장이 이렇게 저평가된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필자에게 공통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필자가 생각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한국시장의 경우 경기에 민감한 산업의 비중이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크다. 경기에 민감한 산업의 경우 이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의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취약한 지배구조다.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보다 오너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깎일(디스카운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 저평가가 앞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있는지다. 필자는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면담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기업들 주식을 적극 매수하길 권하곤 했다. 과거엔 오너 일가의 이익과 소액 주주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오너 일가가 지분을 30% 정도 소유한 기업이 있다면 오너 입장에선 해당 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받는 것보다 기업에 자재를 납품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개인이 100% 소유한 뒤 이익을 취하는 것이 더 유리했다.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의 감시기능이 강해지면서 과거처럼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나쁜 관행들은 사라지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지주회사의 증가와 높아지는 배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시작한 20년 전을 돌아보면 대부분 기업들의 지분구조는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지금 시점에선 터무니없는 상호출자도 흔했고 오너 일가가 직접적으로 소유한 지분율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대주주들이 주가 상승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위 대기업 집단 중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됐다. 현대차그룹 역시 시간의 문제일 뿐 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시장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모든 계열사가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소속 기업의 경영진 평가 항목에서 주가가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는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그룹을 가장 극적 변화의 예로 들 수 있다. 과거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뛰어난 이익 창출 능력과 높은 자산가치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악의 배당성향으로 시장의 기피 대상으로 지적된 적이 많다. 하지만 지주회사로 재편된 이후 배당 증가를 보면 주주 입장에서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아직 많은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모 그룹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의 문제 제기는 과거의 불공정한 관행이 지속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일하는 자산운용업계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의 적극적 도입을 통해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의미와 실행 방식은 언뜻 보기에는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소액주주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만성적 저평가를 받는 한국 주식시장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이 재평가를 받으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을 자산운용업계가 주목하고, 한편으로는 성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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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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