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삼성·LG] LG전자 '어닝쇼크', 상반기도 막막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LG전자가 지속적인 스마트폰(MC) 부문 적자에 '어닝 쇼크'를 나타냈다. 믿었던 TV(HE)와 가전(H&A) 부문도 5%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간 최대 영업이익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53억원으로 나타났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35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2016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밑돈 것 역시 8분기 만에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9.5% 감소하면서 시장 예상치 3035억원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잠정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15조770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로 예상된다.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은 2조7029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2009년 기록 2조6807억원을 200억원가량 웃돌았다. 연간 매출액은 61조3399억원으로 2년 연속 60조원을 넘어섰다.

실적 부진은 역시 MC 부문의 적자폭 확대였다. 2017년 2분기 이후 7분기째 적자 행진이다. 증권가에서는 MC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적자폭이 최대 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380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2017년 3분기 이후 최대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전세계적으로 둔화됐고, 이에 지난해 10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40 씽큐'가 부진한 판매량을 보인 탓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의 약화 및 경쟁사 신모델 출시 영향으로 전체 판매량이 종전 추정치를 밑돌아 고정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분기 각각 14%, 1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던 HE 부문과 H&A 부문 역시 가격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부진했다. 증권가에선 TV 부문 영업이익률이 4%대, 가전 부문 영업이익률이 1~3%대를 달성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가전 부문은 2017년 4분기에 이어 2년 연속 4분기 이익률 1%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E 부문도 가격 경쟁이 심화됐고, H&A 부문 역시 신흥시장 경기가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MC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실적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HE와 H&A 부문 역시 삼성전자, 중국 기업 등의 마케팅 강화,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환율이 여전히 비우호적이고 스마트폰 업황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1조원대에서 7770억원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