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의 '새로운 길' 표현, 절대 '핵'은 아니다"

김정은 신년사 '새로운 길' 표현 주목
외신 등 '핵 개발로 돌아설 수" 우려
정세현 전 통일장관 "잘못된 해석" 밝혀
"양자협상 안되면 다자로 갈 수도 있다는 의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교착에 빠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풀어나가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말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서도 세간의 평가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외교적으로 판을 키워 다자 체제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2일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에 관해 "실무자들에게 북·미 비핵화 협상을 맡겨놨지만 진전이 없었다. 이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 간에 '톱다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말한 새로운 길은 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핵 개발은 전혀 새로운 길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길에 불과하다"면서 다시 북한이 핵 위협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오히려 새로운 길이 '새로운 외교·협의 방식'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양자 간에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제3자를 끼워 타협점을 찾아볼 수도 있다는 애기다. 제3자로는 중국이 유력하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새로운 길이 매우 조심스럽게 나온 표현임을 주장했다.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 역시 중국을 끌어들이는 것을 결코 선호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중국에 신세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면 중국의 힘을 빌려서라도 압박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즉 단 둘이 얘기하자는 주장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