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서 신라의 전북 진출 보여주는 무덤 9기 발견

무주 대차리 고분군 석곽묘 근경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전북 무주에서 신라의 서진(西進) 양상을 알 수 있는 신라계 무덤 9기가 나왔다. 무주군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는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산46번지 일원 고분군을 발굴 조사한 결과, 5~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와 가야계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 11기를 찾았다고 27일 전했다.

석곽묘는 조성 양상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9기는 산에서 조달한 날카로운 할석(割石·깬돌)으로 무덤 벽체를 만들었다. 바닥에 잔돌로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두는 널인 시상대(屍床臺)가 있으며, 축이 등고선과 평행한다. 나머지 2기는 둥글둥글한 천석(川石·강돌)으로 벽체를 축조했다. 시상대를 따로 두지 않았으며, 축이 등고선과 직교한다.

연구소 측은 "할석으로 조성한 무덤은 충북 옥천 금구리, 경북 상주 헌신동과 병성동, 전북 남원 봉대리 등에서 확인된다"며 "신라인이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묘에서는 대부장경호(臺附長頸壺·굽달린목긴항아리), 단경호(短頸壺·목짧은항아리), 개(蓋·뚜껑), 고배(高杯·굽다리접시) 등 신라 토기 서른여덟 점과 가야 토기, 쇠낫, 쇠손칼, 화살촉, 금동귀걸이 출토됐다. 연구소 측은 "전북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신라계 토기가 나오기는 처음이다"라고 했다. "6세기 초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라의 전북 진출 시기를 6세기 중반으로 보는 학계 견해보다 이른 시점에 신라가 서진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무주 대차리 고분군 출토유물

천석 석곽묘는 도굴된 상태여서 유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확한 축조시기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통상 5세기 중후반에 조성된 전북 장수 지역 가야계 무덤과 만듦새가 흡사하다"며 "무주 천석 석곽묘도 비슷한 시기에 제작됐을 듯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