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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만이 아니다…턱밑까지 추격한 중국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4초

LG디스플레이, LCD->OLED 전환
"LCD 주도권 이젠 중국에…"
전기차배터리·스마트폰도 中 따라잡혀
마지막 남은 반도체도 위험하단 지적

LCD만이 아니다…턱밑까지 추격한 중국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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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LCD 공장을 OLED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자 경제계는 LCD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완전히 넘겨줬다는 것을 인정한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한다. 거의 모든 우리의 주력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거의 없어져 LCD처럼 힘겨운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며 중국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마저 수년내 따라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5일 2018년도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경쟁력이 떨어진 LCD 공장을 OLED로 전환하는 등 여러 옵션을 상당수 검토를 해온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영업손실이 22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폭이 전기 영업손실(983억원) 대비 확대됐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은 중국에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사업에서 90%를 차지하는 LCD 패널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는 중인데, 이는 중국 대표 패널 업체인 BOE가 지난해 말부터 'LCD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BOE는 지난해 글로벌 대형 LCD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21.5%의 점유율로 LG디스플레이(20.2%)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디스플레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은 세계 최대 시장인 자국에서 활약하면서 5월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 업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1년 사이 출하량이 4배나 증가했다. 화웨이는 세계 최초 5G 통신을 상용화하려는 한국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장비가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보다 3~6개월 이상 앞설 뿐 아니라 가격도 더 저렴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삼성전자의 뒤를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꺾고 판매 2위로 올라설 것을 자신하고 있고, 샤오미ㆍ오포 등은 '고성능ㆍ중저가' 제품으로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 중이다. 이들 업체들이 중국산 디스플레이를 대거 채택하면서 삼성ㆍ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도 영향을 주는 등 IT 생태계 자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 기술과 디스플레이, 스마트카, 로봇, 반도체 장비, 배터리 등 주요 24개 산업의 한ㆍ중 기술 격차는 불과 0.9년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양국 기업간 기술 격차가 5년 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이미 상당수 분야는 중국에게 따라 잡혔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준비 상황도 중국에 크게 뒤져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12개 분야 기술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중국은 108로 우리를 앞서고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교 열위인 분야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우주기술 ▲3D프린팅 ▲드론이며, 경합 기술은 ▲첨단소재 ▲컴퓨팅기술로 나타났다.


마지막 남은 보루인 반도체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전세계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지키고 있지만,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만큼 엄청난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힐 것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기존 15%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약 200조원의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기업들을 육성하고 있다. 또 한국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전문인력과 기업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유치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 속에 이르면 올해 말부터 중국 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2017년 2601억달러, 2018년 2991억달러, 2019년 3290억달러까지 오르다 2020년 2990억달러로 처음으로 떨어질 것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협회는 전망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 실장은 "내수 위축과 일자리 감소 등으로 경제 펀더멘탈이 매우 좋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마저 어려움을 겪는다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침하(沈下)는 불가피하다"며 "규제개혁을 통한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원화가치 상승에도 견딜 수 있는 혁신 제품 개발 등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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