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南北해빙·北美대화에 촉각…'日 제쳐두고 논의할까 우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 기미를 보이는 데다,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일본 정부와 언론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연일 강경론만 내세웠던 일본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26일 일본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회담 내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닛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내용과 미국의 반응, 이후 북미 대화 가능성 등에 관해 별개의 기사를 통해 상세히 다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의 경우 최근 일련의 상황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간의 연대가 약화할 것으로 보고 미국 행정부와의 의사소통을 강화할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등 도발 행위를 자제하면 미국이 일본을 제쳐두고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 일본의 외교성 간부는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ICBM 포기를 거래해,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남게 될 수 있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의 공격 위험에서 벗어나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여전히 공격 위험에 놓이게 된다.

이 외에도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방북했을 때 대해서도 우려했다. 문 대통령이 방북할 경우 대북 포위망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대화 의지를 밝혔지만, 비핵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스스로가 핵보유국임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비핵화를 선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내놓을 가능성도 엿보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압력을 가해 북한 측이 대화를 요구해오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일, 한미일 3개국이 협력해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미국이 지난 23일 추가제재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독자적 추가 제재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