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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현대상선, 상장폐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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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前회장 등과 법적다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 현대상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 경영진과의 법적 다툼이 예고돼 있다. 이미 주식 거래는 정지됐고 심지어 상장 폐지돼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9시 장이 시작됐지만 현대상선의 주가는 4620원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전일 오전 10시23분부터 거래가 정지됐기 때문이다. 전(前) 오너였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상선 전직 대표이사 등 5명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이 거래 정지의 이유다.


심지어 한국거래소는 현대상선에 대해 상정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직 임원의 배임혐의 발생사실을 공시한 것과 관련해 상장규정 제49조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내달 6일까지 결정되며 심의대상으로 결정되는 경우 매매거래 정지는 계속된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이 상장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횡령 배임으로 상장법인이 상당한 규모의 재무적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자기자본 5% 이상의 재무적 손실을 입었을 경우 자산 규모와 상관 없이 이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전 임원들의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한 혐의발생금액이 195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상선 자기자본의 11.5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장 폐지 요건을 충족한다.


퇴출 위기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6년에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당시 상장폐지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감자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주가는 하락했다.


앞서도 수 차례의 유상증자와 감자를 거쳤다곤 하지만 현대상선 주가의 곡선은 한마디로 급전직하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현재 4000원대에 머물며 박살이 났다. 이로 인해 2007년 7조3000억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4405억원으로 1/5토막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앞서 지난 2일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현대상선 주식 약 3000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한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유상증자를 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실권주가 대규모로 플리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경색되는 모습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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