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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도전이냐 국내무대 복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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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美 잔류의지 강하지만 마이너 계약땐 승격 기회 자체를 못 받을수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선수 김현수(29)는 새 소속팀을 아직 찾지 못했다. 박병호(31·넥센)와 황재균(30·kt)이 국내리그로 복귀하고 손아섭(29)과 민병헌(30·이상 롯데) 등 대형 스타들의 행선지가 결정된 뒤에도 김현수의 계약 소식은 감감하다.


주변 인물들은 김현수가 여전히 국내 복귀보다는 미국에서 경쟁하기를 원한다고 전한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느냐를 따지는 데 가장 큰 변수는 '실력'보다 '기회'다. 메이저리그 재도전은 선택하기에 따라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모험이다.

김현수는 내년에 서른 살이 된다. 마이너리그 강등을 거부할 수 있는 계약, 즉 메이저 계약을 하지 않으면 계약기간 내내 호출을 기다리다 끝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베테랑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실력을 갖췄어도 더 어린 유망주에게 우선권을 준다. 실력과 무관하게 마이너리그, 주로 트리플A(AAA)에 머무르는 선수를 흔히 포A(AAAA) 선수라고 한다.


험난한 도전이냐 국내무대 복귀냐 김현수[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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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와 황재균도 포A 대접을 견디다 못해 돌아왔다. 특히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할 때 스플릿 계약을 했다. 이 선택이 패착이었다. 황재균의 연봉은 마이너리그 신분일 때 12만5000달러(약 1억3670만원),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등록시 최대 150만달러(약 16억4000만원)였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었을 때 눈부시게 활약했다면 구단에서도 마이너로 내려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황재균은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박병호는 4년 1200만달러(131억2440만원) 보장 계약이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다. 박병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박병호를 영입한 단장이 교체되는 불운이 겹쳤다. 미네소타의 새 수뇌부는 적지 않은 연봉을 주면서도 그를 시즌 내내 마이너리그에 남겨두었다.


김현수는 지난해 많은 기회를 얻으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통할만한 타격 실력을 보여줬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라는 벅 쇼월터 감독의 요구를 거절했다. 박병호, 황재균과 달리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올해 부진했고 다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57)은 "2년 전처럼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어렵고 스플릿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했다.


불리함을 딛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다시 두드릴지, 적지 않은 연봉에 만족하면서 국내 리그로 돌아올지는 김현수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길어지는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김현수만이 알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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