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페이스ID 무용지물?…결제·송금 불가

얼굴인식으로는 국내 은행, 카드 애플리케이션 접속 불가
아이폰X에는 터치ID도 없어서 아이폰X 사용자는 비번 입력해야
금융 편의성 후퇴…걸림돌은 '보안'
금융권 "출시 후 보안성 검증한 뒤 도입 검토할 것"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정현진 기자] 17일 예약판매가 시작된 아이폰X의 가장 큰 특징은 '페이스ID'다. 그러나 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금융거래는 국내에서 당분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문제 등 이유로 국내 금융사들이 인증수단으로서 페이스ID를 도입하는 데 아직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전자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에 페이스ID를 통한 본인인증 기능을 당분간 추가하지 않을 예정이다.

아이폰X의 핵심 신기술인 페이스ID는 애플이 기존의 지문인식 방식인 터치ID 대신 도입한 생체인증 수단이다. 스마트폰 앞면의 '트루뎁스 카메라'가 사용자 얼굴에 적외선을 쏘아 3만 개의 점으로 포착하고, 이를 분석해 주인을 식별해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애플은 페이스ID를 발표하면서 '안전하고 새로운 결제방식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 첨단기능을 국내 소비자가 활용하기까지는 각종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생체인증수단이 은행 거래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은행 내 관련 부서 담당자 참석 하에 보안성 심의를 한 뒤 정보보호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후 금융감독원에 보고가 이루어진다. 금감원은 정기적으로 보고사항을 확인, 보안성 등을 점검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페이스ID 인증수단을 보고한 은행은 없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이폰X 출시 후 기술개발 현황이나 보안성을 살피며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이폰X을 구입한 국내 사용자는 당분간 비밀번호나 패턴 입력 등 기존 방식으로 금융거래를 해야 한다. 더욱이 아이폰X는 지문인식 기능이 없기 때문에, 아이폰6나 7 등에서 지문인식으로 금융거래를 해온 소비자는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과거 방식으로 회귀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전망이다.

금융기관들이 페이스ID 도입에 소극적인 것은 결국 '보안' 때문이다. 아이폰X이 미국ㆍ일본 등에서 1차 출시된 이후 각종 문제점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페이스ID가 쌍둥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 등이다. 지난 9일 베트남의 보안 전문업체 비카브는 "아이폰X의 페이스ID를 마스크로 뚫었다"며 "페이스ID는 효과적인 보안장치가 아니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페이스ID의 오인식률이 100만분의1이라고 자신한 애플의 설명과는 다른 결과다.

금융거래 측면에서 '애플페이'를 국내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이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 'LG페이'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애플페이의 경우 국내 카드사와 애플 간 수수료 협상 문제 때문에 국내 도입되지 못했다.